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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도권]서울 고교 야구-축구부 ‘정원제’ 도입
기사입력 2012-04-26 03:00:00 기사수정 2012-04-26 03:00:00
市교육청, 입시비리 근절 위해 2014년부터 36-42명만 허용
일선 학교-학부모들 반발
서울시교육청이 고교 야구부와 축구부의 정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선수 선발 인원을 학교 재량에 맡겼지만 앞으로는 야구부의 경우 36명, 축구부는 42명만 허용한다.
단 지금 중3이 고교에 진학하는 내년에는 유예기간을 둬 학교 재량을 허용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5일 “선수 선발이 학교 재량이라서 운동부 입시 비리가 계속 생겼고, 학생들이 일부 학교에만 지원해 운동부가 고루 발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운동부는 종목별 학교별로 25명에서 50명 이상까지 차이가 난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원 이상의 선수를 뽑지 못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걱정이 많다. A고 야구부장은 “3학년 졸업 뒤 선수가 30명 남으면 내년에 6명만 받으라는 거다. 기존 선수를 자르지 않으면 지원자를 더 받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B고 관계자는 “학교별로 선수 규모가 다른데, 일괄적으로 정원제를 하라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특히 자녀가 중학생 선수인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지금도 중학교와 고교 사이에 선수 수급이 맞지 않는데 총정원제를 시행하면 고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이 더 늘어난다는 것.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야구선수는 23개 중학교에 765명이 있지만 고교에는 14곳에 448명만 있다. 축구는 중학교 38곳에 1474명, 고교는 28곳에 918명이다.
C중 3학년 야구선수의 학부모는 “초등학교에서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팀이 적어져 자연스럽게 수급 조절이 되는데, 고교 입학 기회까지 차단하는 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D중 3학년 학부모도 “입학 수요가 줄어 지방 고교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먹고 자는 문제가 걱정된다”고 했다.
E고 관계자는 “학교 재량에 맡기거나 총정원제를 시행해도 상한제를 둬야 한다. 아니면 좁은 정원 탓에 입시 비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구부가 있는 중고교와 학부모, 한국야구위원회, 대한야구협회는 다음 달 3일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