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148km' 엄정욱(91회), 광속모드 복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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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148km' 엄정욱(91회), 광속모드 복귀하나
[OSEN=강필주 기자]'광속모드 복귀는 가능한 것일까'.
SK 와이번스가 자체 홍백전을 통한 실전 모드로 캠프 분위기를 바꿨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역시 '와일드씽' 엄정욱(29)의 부활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정욱은 지난 25일 일본 고치 캠프에서 가진 두 번째 자체 홍백전(6이닝 실시)에서 원정 홍팀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2실점했다. 1회와 2회 각 1점씩을 내준 후 작년 수술에서 완쾌한 이승호(37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기록상으로는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지켜 본 SK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원과 배터리를 이룬 엄정욱은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면서 위기를 자초, 빗맞은 안타로 어이없이 실점했다. 경기 운영 능력이 전체적으로 부족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첫 실전 경기였고 쌀쌀한 날씨에도 직구 최고구속이 148km까지 나올 만큼 전체적인 구위가 좋았다.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도 예리하게 꺾였다. 이런 페이스라면 시즌 돌입 때는 150km를 충분히 넘을 수 있으리라는 평이다. 엄정욱 스스로도 여전히 구속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선발 유망주 엄정욱은 지난 2000년 프로 데뷔 후 '광속투수'의 상징처럼 돼 왔다. 통산 9승에 불과하지만 150km대 중반의 불같은 직구는 관중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2003년과 2004년에는 두 차례 158km를 찍으며 한국프로야구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3년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는 비공인 161km까지 찍어 등판 자체가 화제를 모았다. 2006년 수술 후 오랜 공백 속에서도 엄정욱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존재했다.
작년에는 2006년 이후 3년만의 마운드 경험에 만족해야 했던 엄정욱이 올해 또 다시 성공 유력 투수로 손꼽히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은 마무리 캠프 동안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투수 중 한 명으로 엄정욱을 꼽았다. 특히 "히어로즈에서 온 전준호와 함께 올해 잘해줘야 할 투수"라고 '키플레이어'로 이름을 거론했을 정도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 수술, 입대 공백 속에 전체 마운드 구상에 비상이 걸린 SK로서는 엄정욱의 부활에 또 한 번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엄정욱의 광속모드가 다시 발동이 걸릴지 SK 캠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25일 고치 캠프에서 가진 두 번째 자체 홍백전에서는 홍팀과 백팀이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백팀은 윤희상, 박희수, 박종훈이 2이닝씩 나눠 마운드에 올랐고 홍팀은 엄정욱(2이닝), 이승호(3이닝), 김상록(1이닝)이 차례로 던졌다.
앞선 23일 첫 자체 홍백전에서는 백팀 박현준, 가득염, 임성헌이 2이닝씩 소화했고 홍팀은 이상백, 이승호, 김선규가 나와 던졌다.
두 번의 홍백전에서 이승호는 5이닝 무실점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타자 중에서는 나주환, 허웅, 김재현이 홈런을 각각 때려냈다. 외야수 이명기는 3루타 1개 포함 5타수 4안타에 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엄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