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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이낙영(92회) 감독 “아마추어도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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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이낙영(92회) 감독 “아마추어도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낙영 감독 인터뷰 기사 링크
https://blog.naver.com/gyewoo100/221623308518
1918년 창단해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서울중앙고는 6월 영광에서 열린 제52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서 통진고를 꺾고 사상 첫 대통령금배 우승을 차지했다. 1977년 고교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42년 만에 들어 올린 우승컵이기도 하다. 지난 41년 간 전국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중앙고로서는 대통령금배 우승이 곧 재도약의 발판인 셈이다. 중앙고의 수장 이낙영 감독은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잡았다.
“우승 이후의 시간들이 저희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한 팀의 선수가 되는 것보다 훌륭한 프로선수와 대표팀 선수가 되는 것에 맞춰져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이번 대통령금배에서 거둔 팀의 성과는 감사한 부분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게 더 중요하기에 계속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42년 만의 우승, 그 원동력은 ‘정신력 무장’에서 왔다. 중앙고, 고려대, 강릉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유상철축구교실, 방이중, 고양자이크로에서 지도자 경험을 한 뒤 2018년 1월 중앙고에 부임한 이낙영 감독은 가장 먼저 선수들에게 프로의식을 심어주는 데 집중했다. 기술적인 면을 향상시키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지만, 정신적인 면을 단단하게 무장시키는 건 짧은 시간에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중앙고에 부임한 뒤 가장 먼저 보였던 건 선수들의 프로의식 부족이었습니다. 이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프로선수로 성장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장 안에서나 밖에서 팀을 대표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거든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 우승을 못했기에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었던 건 사실인데,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선수들의 사고를 바꾸려고 했습니다.”
“동계훈련이나 미팅 때 교육을 많이 했어요. 특히 동계훈련 때는 매일 저녁에 교육을 실시했죠. 영상도 준비하고 파워포인트로 자료도 만들었어요. 프로 정신이 어떤 것인지, 팀을 위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감독의 눈에는 아직도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부임 초기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자기 시간을 잘 안배해서 쓴다거나 스스로 컨트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흡족합니다.”
이낙영 감독은 스스로를 ‘잔소리가 많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선수단에게 프로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도 집요할 수밖에 없었다. “될 때까지 잔소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집요하게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원해야 하죠. 아직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니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감독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되겠죠. 그게 프로니까요. 너무 늦게 알아버리기 전에 지금 잔소리를 더 하는 게 나아요.”
훈련은 기본기 향상에 비중을 뒀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의 성장이 더 중요하기에, 이낙영 감독은 첫 터치, 리프팅 등 기본을 다지는 데 신경 썼다. “기술적으로 완성돼 우리 팀에 들어온 선수들은 거의 없어요. 중앙고뿐만 아니라 다른 고등학교 팀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첫 터치를 강조했어요. 정확한 목적으로 가지고 첫 터치하는 기술, 그리고 몸을 열어 동료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것, 만약 그게 안 됐을 경우 볼을 잃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진행하는 걸 집중적으로 훈련시켰죠.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이 탄탄해야 개인 기술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시기에는 신체적인 발달도 굉장히 중요해요. 감사하게도 저희 학교는 체력단련 시설이 잘 돼 있어 선수들이 원할 때마다 수시로 이용할 수 있죠. 또 고른 영양소 섭취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식단에 비중을 두고 골고루 먹으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요즘 애들은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먹거든요. 그래서 영양제 섭취를 꾸준히 권장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챙겨줄 수 있도록 요청 드리고 있죠. 덕분에 이번 대통령금배에서도 큰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어요.”
42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우직하게 밀고 나간 결과였다. 내실을 다지면 좋은 결과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 이낙영 감독은 우승보다는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무엇보다 프로 무대 경험 없이 24세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하는 등 스스로의 선수 시절이 화려하지 않았기에, 이 감독은 선수들이 ‘롱런(Long Run)'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제 선수 시절은 분명 화려하지 않았지만, 굳이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서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이번 U-20 월드컵에서도 많은 분들이 정정용 감독님을 ‘흙수저’라고 칭했지만, 사실 정정용 감독님처럼 선수 생활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거든요. 지도자는 모두가 꿈을 가지고 있어요.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선수 시절부터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야 하죠.”
“저는 우승하는 지도자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어느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하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줘 성장의 발판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른 나이에 은퇴하고 유소년 지도자를 하면서 느꼈던 건 기술, 능력보다 중요한 게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라는 것입니다. 항상 선수들을 이해해주고, 이 선수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8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기사제공 대한축구협회
뉴스원본 링크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90&aid=000000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