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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962회 작성일 2007-07-21 10:41
4500경기 역사 쓴 ‘야구의 사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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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경기 역사 쓴 ‘야구의 사관’
한겨레 bullet03.gif권오상 기자btn_giljin.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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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원 김태선 이종훈(왼쪽부터) 기록위원이 프로에 데뷔했던 1992년 8월 기록지를 펴놓고 환하게 웃고 있다.
[36.5˚C 데이트] ‘프로야구 기록위원 3인방’ 김제원·김태선·이종훈

두명은 고교시절 무명의 야구 선수였고, 한명은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그저 야구가 좋았을 뿐, 평생직업을 삼으려 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1991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강습회에 참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프로야구 기록위원이 됐다. 1992년 8월 ‘야구역사의 기록자’로 데뷔한 이들은 지난 5월 나란히 프로 1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그 사이 열린 프로야구 경기 중 75%의 역사가 이들 3명 손에 의해 작성됐다.

“원래는 심판이 되려고 심판학교를 졸업했지요. 이론시험(규칙)도 2위인가 했는데, 떨어졌읍니다. 곱상하게 생겨서 안된다나요. 이유가 참 우습죠?”

자신의 ‘시험 인생’에서 유일하게 탈락의 아픔을 맛본 김태선(44·2군 팀장) 기록위원은 야구 현장을 떠나고 싶지 않아 기록원 문을 두드렸다. 김제원(42) 위원은 1990년 대한야구협회 공식기록원이 먼저 된 뒤 이듬해 강습회를 통해 프로에 입문했고, 이종훈(42) 위원은 그냥 야구가 좋아 강습회에 참가했는데, 성적이 워낙 좋아 KBO에 스카우트된 경우다.

김태선·김제원 위원은 충암고와 중앙고 시절 야구선수로 뛰었지만, 팀이 4강에 오르지 못해 선수로 대학에 진학하는 꿈은 좌절됐다. 대신 공부를 잘해 입시경쟁을 뚫고 들어간 안양대(관광학)와 단국대(경영학)를 각각 졸업했다. 이종훈 위원은 동국대(농학과)를 나왔는데, 재학시절 내내 야구서클 생활에 푹 빠졌었다고 했다.

그토록 원하던 야구현장에 가게 됐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었다.

심판도전에…무명선수에…야구사랑 ‘공통점’
15년 베테랑 불구 “노히트노런이 가장 싫어”


김제원 위원은 “좋아하던 팀 선수가 기록에 항의하고 난 뒤엔 더 이상 그 팀을 좋아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나머지 위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한다고 안타로 해주거나, 싫어하는 팀이라고 실책을 준다는 건 꿈에라도 해선 안된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기록원이 가장 싫어하는 게임이 있다고 했다. “8회까지 노히트노런 게임이죠. 입술이 바짝 타고, 심장이 꺼질 것만 같아요.” 그들의 판단 하나로 역사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제원 위원은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한개만 남겨놓은 박용택이 안타를 치고 3루까지 갔을 때, 2루타로 처리한 적이 있다”며 아슬아슬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김태선 위원은 양준혁의 사이클링히트, 정민철의 노히트노런을 모두 기록했고, 이종훈 위원은 프로야구 24년에서 한번 밖에 나오지 않은 정경배의 연타석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그들의 눈빛과 볼펜의 한 획으로 역사의 대기록이 나오기도, 사라지기도 해왔다. “90년대인가요? 김호인 심판 아들이 2군 경기에서 친 타구를 실책으로 썼다가 허운 심판한테 왜 안타로 안했냐고 호되게 야단 맞은 적이 있었죠. 그렇게 가까웠던 두 분 사이가 과거로 돌아갔으면 하네요.” 그들의 머리엔 야구인들의 아름다운 추억과 슬픔도 함께 기록되고 있었다.

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댓글목록

no_profile 서승원(高068) 개인프로필 프로필 차단하기게시글 차단하기 작성일
1972년 남우식과 허구연의 대결이 생각나네요.
당시 한양대(경북고 졸)남우식투수가 고려대를 상대로 8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 중이었는데,
그만 허구연(경남고 졸)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허걱! 하더군요......
남우식투수는 지금 롯데우유 중역이고, 허구연씨는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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