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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03회 작성일 2007-01-21 00:00
중앙을 위해 14칸짜리 집을 홀연히 내놓다니..100주년행사때도 재력가 교우들이 많은 동참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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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학교를 지을 때,살던 14칸짜리 초가집을 내놓은 故서병철님의 증손자등 유가족에게 중앙교우회와 재단에서 감사의 뜻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중앙출신 교우중 수백억대 이상 재산을 보유한 부유층 교우들이 본받을 내용이오니 읽어보시고 100주년 행사에 독지가가 많기를 기대해봅니다.
 
[나눔, 삶이 바뀝니다]서장석 前 서울교대학장 유족
 
예상보다 더 많은 분이 오셔서 아버지께 조의를 표하고 가셨구나. 감사한 마음뿐이다. 조의금은 평생을 교육자로 사신 아버지의 뜻을 기리는 데 썼으면 좋겠다. 불우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으면 어떻겠니?”
 

2003년 9월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난 서장석 전 서울교대 학장. 장례가 끝난 뒤 가족들이 채 슬픔도 털어내지 못하고 있을 때 서 전 학장의 부인 박상의(80) 씨는 자식들을 한자리에 모아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장남인 서대원(57) 전 헝가리 대사 등 4남 1녀는 흔쾌히 어머니의 제안에 동의했다. 유족들은 오히려 조의금에 얼마간의 돈을 더 보태 1억 원의 장학기금을 만들었다.
 

유족들의 기부 소식이 알려지자 서 전 학장의 제자들이 발 벗고 나섰다. 경기고교에서만 23년을 재직한 서 전 학장에게는 명사가 된 제자들이 수두룩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 등 내로라하는 제자들이 나서서 1억 원을 모았다.
 

제자들이 나서자 유족들은 감사의 표시로 다시 사재를 털어 1억 원을 더 보탰다. 교육자의 자녀들로 자란 평범한 중산층인 유족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누구 하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학금은 ‘아름드리 기금’이란 이름으로 현재 아름다운 재단이 관리한다. 저소득층 가정의 고교 2, 3학년생 8명이 지금까지 이 장학금의 수혜자가 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서 전 학장의 유족은 일절 장학금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
 
장학금 사업 외에도 아름다운 재단의 1% 나눔 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 전 대사는 자신의 실천이 “아버지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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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일민라운지에서 만난 서대원 전 헝가리 대사가 부친인 고 서장석 전 서울교대 학장의 사진을 들고 있다.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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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항상 당신에게 엄격했고 평생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정도로 검소하셨어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이 집에 찾아오면 당신 일처럼 걱정하셨죠. 몸소 보여 주신 ‘남을 위해 살라’는 가르침이 어떤 물질적인 상속보다 자식들에겐 더 큰 유산입니다.”
 

서 전 대사 가족의 기부 내력은 대한제국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증조부 서병철 씨는 중앙학교(현 중앙고등학교)를 지을 때 자신이 살던 14칸짜리 초가집을 내놓았다.
 

이 이야기는 당시에도 화제가 돼 대한매일신보 1908년 10월 14일자에 실렸다. 기사에는 “그 부인이 답하되 군자(남편)가 나라를 위하고 의를 위해 헌신코자 하니 여자는 군자를 위해 비록 집집이 돌면서 문 앞에서 밥을 빌더라도 자식들을 먹여 살아갈 터이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집안의 가풍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증조부 서병철 씨는 친척집을 전전하다 생을 마쳤고 조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서 전 대사는 작고한 최규하 전 대통령의 하나뿐인 사위이기도 하다. 직업외교관으로서 선배인 최 전 대통령도 청빈한 삶에 관해 그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처가 식구들은 사회에 헌신하고 근검절약하는 것이 몸에 밴 사람들이에요. 양가의 이런 내력이 자연스레 이어진 것인지 특별히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직장에 다니는 두 딸과 사위 모두 수입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되돌리는 ‘기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군요.”
 

30여 년을 직업 외교관으로 살아온 서 전 대사에겐 외국의 기부문화가 늘 부러운 일이었다.
 

“잘사는 나라일수록 개인들이 기부에 아주 선선히 참여하더라고요. 보통 기부 한두 건은 참여하고 있어요. 우리도 이제 이만큼 누리고 살게 됐으니 일상의 기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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