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와 어머니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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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7회 작성일 2006-07-08 00:00
석류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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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피난 궁민학교 시절 군대용 천막은 교무실이었고 나무사이에걸린 흑판은 우리교실이었다.

용산제2피난국민학교는 지금의 부산대학옆 금정산에 있었다.

 유난히도 춥던 그해에는 이북사람들이 추위까지 몰고왔다는 ,현지인들의 푸념도 들어야했고,”서울내기 다마내기 맞좋은 고래고기라고 놀리는 아이들 ,봄에는 아카시아,진달래,깜부기,싱아며,심지어 소나무 껍질까지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우던 그시절,어머님은  당시 31육군병원(재활)앞에 구멍가게를 내어 호구지책을 하시던 때다.

약제사로 일하시던 형님은 누구도 “give me a chocolate” “give me a candy”등과 같은 구걸행위를 절대못하게 하였고,유일한 간식은 뻥튀기 깜부기가 전부일때이었다.

가게앞으로는 동래장에 과일과 산나물들을 내다 파는 아줌마들이 지나다녔는데,

특히 보석같은 알이 삐주기나온 석류는 정말 먹고싶은 과일중에 으뜸이었다.

하루 한끼도 어렵던시절 언감생심 아무리 6살배기 코흘리개였지만 차마 사달라는 소리는 입으로 낼수없었다.

 

잊으려면 더욱 그리워지는법 꿈속에서라도 그석류 한알이라도 먹고싶었지만,그저 처다보며 침을 흘리는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은 한두명도 아닌 아줌마 부대들이 머리에이고 행진을 하는것이었다.

슬며시 엄마에게 저과일한개먹을수 없겠냐고 모기목소리로 졸라보았다.

이미 답은 알고 있지만 그냥이라도 해보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일인가 엄마는 주머니 쌈지를 풀고,

그맞있는 석류를 사주시는것이아닌가.

그때나는 아버지도없고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않는다고 혼자 삐쳐있을때였다.

그러니 학교에서도 항상반항적이었고,나비야춤을 추라는 선생과 싸우다 집으로 쫒겨 왔을 정도이니 ,엄마의 마음은 펀치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때의 석류하나는 나의 인생에 사랑을 알게하는 보석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석류를 보기만 하면 그때의 일이 생각나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묘한 보석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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