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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2006-04-10 00:00
[<font color=blue>백화종</font> 칼럼] 선거도 運七技三?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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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 칼럼] 선거도 運七技三?


"내 운세 상 5월에 '대운' 이 들었다더라." 열린우리당의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모 신문사 기자를 만나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했다는 얘기다. 막중한 서울시장을 맡겠다는 이가 설마 운세를 믿고 출마하겠다는 얘기는 아닐 테고 웃자고 해본 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거 판을 들여다보면 때마다 점쟁이 집이 문전성시라는 데서도 보듯 정당이나 출마자들이 그 운세라는 미신에 현혹될 소지가 없지도 않다.

지난 대선에서 줄곧 지지율 선두였던 이회창 씨는 다크호스 노무현 씨의 막판 뒤집기에 다 잡았다고 생각한 정권을 내줘야 했다. 노무현씨가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후보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이 무조건 집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회창씨는 부동의 한나라당 후보였던 것이다.

지난번 총선은 또 어땠는가. 굳이 여론조사까지 끌어다 댈 것도 없이 누구한테 물어도 신생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원내 소수 세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지배적 분위기였다. 그러나 결과는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에서는 이회창씨 아들들의 병역 문제,사는 집에 대한 논란, 최규선 게이트 연루 의혹 등이 선거 쟁점으로 불거져 판세가 뒤집어졌다. 또 총선에서는 야당의 악수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돌발하여 대세를 바꿔놓았다.

이런 일이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지난번 중의원 선거에서 고이즈미 내각의 인기가 바닥이어서 모두 집권 자민당의 참패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사업 민영화 문제를 개혁이냐 반개혁이냐로 쟁점화하고 민영화에 반대하는 야당들을 반개혁으로 몰아붙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판세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이렇듯 결과가 예측불능이고 투표가 임박해서 누가 자기편에 유리한,아니 상대편에 불리한 사안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게 요즘의 선거 경향이다.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했느냐보다 시험 전날 밤에 유능한 족집게 과외 선생이 용케 찍어준 예상 문제로 벼락치기 공부를 했느냐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는 식이다.

특히 우리 선거는 지난번 대선과 총선에서 보듯 내가 잘 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실수,즉 자살 골에 의해 득점하는 풍토가 돼버렸다. 여야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 이명박 서울시장의 테니스,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등 상대방 에러를 최대 쟁점화하는,이른바 네거티브 캠페인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결과가 이처럼 그동안 정치를 얼마나 잘 했느냐가 아니라 투표에 임박하여 어느 쪽에서 덜 큰 악재가 터지느냐에 걸려 있기 때문에 선거를 운세,즉 재수에 맡기려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다. 또 평소에 실력을 쌓지 않더라도 하룻밤 벼락치기 족집게 공부로 기술을 부리면 정권도 잡을 수 있다는 한탕주의 사고가 만연하는 것이다.

도박꾼들이 속되게 하는 말 가운데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게 있다. 승패가 10 중 운수 7,기술 3에 달렸다는 얘기다. 우리 선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선거가 이런 식으로 정치 도박판화해서는 곤란하다. 국민을 우습게 보고 선거를 재수보기로 여기거나 기술을 부려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농락당해선 안 된다.

그들에게 농락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머슴을 고르듯 모든 것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난 4,5년간의 내신 성적을 현미경으로 살피고,앞으로 4,5년간 내 살림을 믿고 맡길 만큼 능력은 갖췄는지 찬찬히 챙겨야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건망증에 걸리거나 정치 도박꾼과 선거 기술자들의 선동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투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뽑아놓고 제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백화종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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