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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19회 작성일 2013-11-26 09:46
[한경에세이] '일본의 한국 몰이해' 이해하기, <font color=blue> 정몽준</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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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일본의 한국 몰이해' 이해하기

개방과 폐쇄 반복해온 일본의 정치사
꾸준한 대화로 '자폐증' 극복 도와야

정몽준 < 새누리당 국회의원 mjchung@na.go.kr>
 
이상하게 일본과는 얽힐 일이 많았다. 일본에 관한 논문으로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월드컵은 일본이 거의 다 가져간 것을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어 공동개최로 만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한일의원연맹 고문 자격으로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때때로 벽을 느낀다. 이웃 사람을 잘못 만나면 이사가면 그만이지만 이웃 나라는 그럴 수도 없다.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일본이 왜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가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개방과 폐쇄를 반복해왔다. 1854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흑선(黑船)’을 이끌고 와 개항을 압박한 이후 일본은 개방을 하다가 1930년대 군국주의가 전면 등장하면서 폐쇄의 길을 걷더니 패망했다. 2차 세계대전후 맥아더 장군 주도로 개방에 나서 번영을 누리던 일본은 오늘날 다시 국내정치만 바라보는 폐쇄로 방향을 바꿨다.

일본 정치인들이 망언을 쏟아내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일부 지식인들은 우리를 대만과 비교하면서 한국에 섭섭함을 표시한다. 일제강점기에 대만보다 한국에 더 많이 투자했는데도 전후 대만은 감사를 표시한 반면 한국은 일본을 원수처럼 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 피상적이고 편협한 발상이다. 우선 대만은 국가가 아니었다. 1685년에야 처음으로 청나라가 통치하기 시작하다가 1895년 청일전쟁의 배상으로 일본에 할양된 섬이었다. 당시 인구도 불과 300만명이었으며 저항도 거의 없었다. 한국은 독립국가였고 전국민적 저항이 있었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라고 하는 일본의 행태는 그들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의도적인 도발이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에는 훌륭한 지도자였는지 몰라도 한국에는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이다. 안중근 의사는 거사 후 일본 법정에서 “나는 의병 중장의 자격으로 한 것이지 결코 자객으로서 한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일본을 사랑하지만 이등(이토 히로부미)은 동양의 평화를 어지럽힌 장본인이므로 제거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안중근 의사의 말처럼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의 문제인 것이다.

일본이 세상만사를 자신들의 잣대로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동아시아의 비극이다. 우리의 과제는 꾸준한 대화를 통해 일본이 자폐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정몽준 < 새누리당 국회의원 mjchung@n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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