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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48회 작성일 2014-09-26 09:35
중국에서 목격한 알리바바의 저력, <font color=blue>정몽준</font>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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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에서 목격한 알리바바의 저력

기사입력 2014.09.25 17: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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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들을 방문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PC 메이커인 레노버 등이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각각 15년, 14년 된 회사다. 16년 된 구글과 비슷한 젊은 기업들이다. 바이두의 직원 평균 연령은 26.8세이고 알리바바의 평균 연령도 30세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빠른 발전 속도에 감탄해 왔지만 이번에는 걱정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이러다가 세계 경제에서 우리의 공간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됐다.

알리바바는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상장 이틀 전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했는데 뉴욕에 가 있던 마윈 회장이 본사에 전화를 걸어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세심한 경영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마윈 회장은 15년 전 제자들과 함께 회사를 차렸다.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를 2020년까지 월마트를 능가하는 유통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바이두도 설립 5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했고, 레노버는 2005년 IBM의 PC 부문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의 길로 나섰다. 우리나라에서 빼빼로데이라고 부르는 11월 11일은 중국에서는 `솔로의 날`이다. 2009년부터 알리바바가 마케팅에 활용해 왔는데 지난해 알리바바의 이날 하루 판매 금액이 6조원을 넘었다.

이번에 만난 IT 기업의 경영진은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 부러움을 표시했지만 속마음까지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필자가 한국 기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중국 기업 관계자는 그냥 웃고만 있었다. 한국이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경쟁자로 생각한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였다. 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이제 전 세계의 연구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규모 연구단지가 조성된 상하이 주변의 중소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는 왕복 8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다. 차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일찌감치 인프라에 투자를 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고속철도 기술은 독일, 프랑스와 경쟁할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타보니 시속 300㎞인데도 흔들림이 거의 없고, 실내는 우리 KTX보다 넓고 쾌적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속철 실크로드 구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린 중국이 첨단기술에서도 앞서 가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중국을 너무 모르고 있다. 중국 진출 제조업체의 주재원 중에는 중국 근로자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20년 전의 시각으로 중국인들을 보는 것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새로운 사업에 성공하면 외국인 동업자를 온갖 수단을 동원해 쫓아냈다는 신문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번에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지분 34%는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갖고 있는데 손 회장이 중국 기업에 투자해서 전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외국인 투자 보호도 국제적 수준으로 올라선 것 같다.

이번 방문 기간 만난 어느 기업 간부로부터 의외의 얘기를 들었다. 마오쩌둥의 큰아들이 한국전쟁 때 전사하는 바람에 중국이 북한처럼 세습으로 가지 않고 개혁개방을 하게 되었다는 소리였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이런 주장을 인터넷 댓글로 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치적으로도 중국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위한 핵심역량은 과연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야 할 때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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