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font color=blue>최광식</font>]콘텐츠-관광산업 집중투자…청년 일자리 늘리겠다 <동아닷컴> > 자유게시판

몇 해 전 신문에서 우리나라 직업만족도 순위와 관련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른바 ‘배고픈 직업’으로 알려진 사진작가와 작가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당시에는 결과가 조금 의아하다고 느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은 그 결과가 주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경제적 부의 축적이 ‘직업만족도’라는 정신적 가치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그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자가 33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5월 문화부가 대학생 및 취업 대상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보는 분야는 콘텐츠산업이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에는 300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20, 30대가 92.4%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직업 분야가 무엇인지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관광산업 분야도 고용유발계수가 10억 원당 15.5명(제조업 9.2명, 콘텐츠산업 12.11명)에 이를 정도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이런 콘텐츠와 관광 분야를 관장하는 문화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3조6006억 원 규모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1499억 원(4.2%)이 증가한 것이다. 내년도 문화부 예산 편성 방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문화일자리 창출사업의 실질적인 확대다. 문화부는 15개 대표 일자리 사업을 중심으로 직접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콘텐츠산업(예산 5260억 원)과 관광산업(예산 9707억 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고용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유명 작가와 감독 등의 멘토를 통해 도제식으로 콘텐츠 분야 창의 인재를 숙련하고 양성하는 사업 등 4개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또 문화예술 강사 지원사업 등 기존 11개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15개 직접 일자리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내년도 일자리는 2만1000여 개로 올해보다 약 7000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문화부 예산 편성의 또 다른 특징은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다.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국의 생활환경과 삶의 질을 측정해 발표한 ‘행복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34개국 중 26위로 저조한 순위를 차지했다.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가운데 문화생활은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문화부 예산 중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편성 이래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도 대폭 확대된다. 문화부의 대표적인 취약계층 지원사업인 문화 여행 체육 등 3대 바우처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141억 원 늘어난 520억 원이다. 특히 문화 바우처의 경우 가구당 5만 원씩 지급하던 것을 올 9월부터 제도 개선을 통해 청소년(10∼19세) 1인당 5만 원씩 추가로 지급하도록 해 자녀가 많은 저소득층에 대한 혜택을 대폭 늘렸다. 장애인에 대한 예산도 확대된다. 올해 386억 원이던 장애인 관련 예산은 내년에는 490억 원으로 104억 원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