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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37회 작성일 2023-03-14 08:07
[호남 통신]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호남 정치인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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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통신]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호남 정치인들

송진우·백관수와 ‘호남 삼총사’ 김성수, 기득권 버리고 토지개혁 동참
순창 출신 대법원장 김병로, 영암 출신 법무장관 김준연도 건국 기여
호남인이 함께 세운 이 나라 무너뜨리려는 세력 지지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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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세계사에서 예외적으로 성공한 나라라는 점은 세계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식민지를 겪은 대부분 국가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에 실패하고, 포퓰리즘에 무너지거나 쿠데타가 빈발하는 등 진정한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일본이 물러난 뒤 전근대적 조선 왕조로 돌아가지 않고, 근대국가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이승만을 비롯한 ‘건국의 아버지’들이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굳게 정하고, 수많은 인재들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맞서 싸웠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건국엔 호남의 인재들도 대거 참여했다. 호남의 너른 들판에서 일군 부를 기반으로 건국에 기여한 인재들의 중심에는 인촌 김성수(1891~1955)가 있었다.

조선이 몰락하던 1891년 전북 고창의 부농 집안에서 태어난 김성수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일본 유학길에 올라 발전된 문물을 배우고 돌아왔다. 민족의 실력 향상을 위해 시급한 과제인 교육사업에 뛰어든 그는 중앙학교(현 중앙고),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를 인수해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국내 최초 주식회사인 경성방직을 세워 민족의 의생활을 향상시킴은 물론 민족 자본을 축적하고 기술자들을 길러냈다. 동아일보를 창간해 조선일보와 함께 민족 정론지의 역할을 했다. 그가 직접 독립운동에 거금을 후원했음을 상기할 필요 없이 그의 삶 자체가 독립운동이었다. 민족이 스스로(獨) 일어설(立) 힘을 길렀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해방 후 김성수는 좌익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조직과 자금을 대어 우익 계열 인사들을 규합해 한국민주당을 창당했다. 한민당을 통해 미군정과 협력해 혼란을 수습하면서 북한에 공산 정권을 세운 김일성과는 단호히 선을 긋고 이승만과 함께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추진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김성수는 기꺼이 기득권을 내려놓았다. 최대 지주이던 그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주도한 토지개혁에 적극 동참한 것이다. 이 때의 토지개혁은 근대 국민국가 출발의 바탕이었고, 6·25전쟁 때 국민에게 ‘지켜야 할 나의 것’을 마련해줘 공산 세력에 용감히 맞서 싸울 원동력이 되었다.

김성수 곁에는 송진우(1890~1945)와 백관수(1889~1951)가 늘 함께해 ‘호남 삼총사’라 불렸다. 전남 담양 출신 송진우는 메이지대를 졸업하고 중앙학교의 교장이 되어 물산장려운동을 주도했다. 식민지 시대 동아일보 사장을 지내고 해방 후 한민당 대표를 역임했다. 전북 고창 출신 백관수는 메이지대 법대를 졸업하고 중앙학교와 조선일보·동아일보에서 근무하다 제헌국회 의원이 되어 헌법을 기초했다. 독립운동가를 무료 변론한 전북 순창 출신 김병로(1887~1964)는 대한민국 건국 후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도쿄대 유학 후 베를린대로 건너가 수학한 뒤 조선일보 모스크바 특파원을 역임한 전남 영암 출신 김준연(1895~1971)은 대한민국 헌법기초위원 및 제헌국회 의원과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호남 출신 정치인이 ‘이’ ‘이모’ 등 저급한 수준을 보이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당대 사람들의 지지로 부통령을 지낸 김성수는 안타깝게도 명의가 도용된 ‘징병 권고문’이 문제되어 문재인 정권 때 건국공로훈장이 박탈됐고, 고려대 인근의 길 이름 ‘인촌로’도 사라졌다. 건국에 기여한 인사들을 친일파라 낙인찍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선동에 호남인을 포함해 상당수 국민이 호응하는 것은 정신적 식민지 상태를 극복하지 못한 퇴행의 증거이자 열등감의 표출이다. 호남인이 함께 주도해 건국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북한에 비자금을 보내고, 비리 의혹 정치인을 위해 방탄 국회를 여는 정당에 호남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현실은 또 얼마나 안타까운가.

호남인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건국사를 알고 자부심을 가진다면 결코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저급한 반일 선동에 맞서 대한민국이 미래 지향적인 선택을 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해방 후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는 피해 의식과 열등감을 극복하는 데 내 고향 호남 사람들이 먼저 행동에 나서는 건 어떨까.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호남의 대표 정치인 김성수에 대한 복권 운동이 그 시작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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