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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26회 작성일 2013-08-20 11:08
17년 만에 만난 라종오·종일·종억 '정치학자 삼형제'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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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용균 前부의장(제헌·4~6대 국회의원)의 세 아들 "우리에게 정치는 宿命"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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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20 03:00

17년 만에 만난 라종오·종일·종억 '정치학자 삼형제'
"정치는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 부친께 나랏일 들으며 깨달아"

'정치학자 삼 형제'가 17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라종오(75)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가 오는 22~23일 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리는 '2013년 한국정치 세계학술대회' 참석차 한국에 들어오면서 동생인 라종일(73) 한양대 석좌교수, 라종억(66) 순천향대 명예교수와 19일 만난 것이다. 이 삼 형제는 이날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모처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회포를 풀었다.

라종오 교수가 순수 학자형이라면 라종일·라종억 교수는 실무 겸용형이다. 이번에 귀국한 라종오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버지니아공대와 홀린스대학에서 정치행태학, 미디어·정치 관계 등을 가르치고 있다. 반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라종일 교수는 경희대 정외과 교수를 거쳐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기획과 실행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1차장과 주영국 대사 등을, 노무현 정부에선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과 주일본 대사 등을 역임했다. 그 이후엔 학교로 돌아와 우석대 총장 등을 지냈다.

삼형제 정치학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 라종오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 라종억 순천향대 명예교수
삼형제 정치학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 라종오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 라종억 순천향대 명예교수. /이덕훈 기자
현재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을 맡은 라종억 교수는 통일과 탈북자 문제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이번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 조직위 고문으로 현재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와 부산여대 석좌교수이다. 지난 대선 땐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 참여해 당시 박근혜 후보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 수립 과정에도 참여했다.

삼 형제는 자신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데 대해 "결국 아버지의 영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부친은 '백봉 신사상'으로 유명한 백봉 라용균 전 국회부의장(1984년 별세)이다. 백봉 신사상은 매년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한 국회의원에게 주는 상으로, 4선(제헌·4~6대 국회) 의원을 지낸 라 전 부의장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독립운동가였던 라 전 부의장은 상하이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냈다.

라종오 교수는 "아버지가 집으로 찾아온 다른 어른들과 나랏일을 논의할 때도 당시 어린아이였던 나를 당신 무릎에 앉혀놓고 듣게 하셨다"며 "결국 이런 것이 몸에 스며들어 나도 모르게 정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숙명 같았다"고 했다. 라종일 교수는 "처음에 그냥 형들을 쫓아서 정치학을 전공하게 됐을 땐 몰랐는데 공부하면서 정치가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라는 걸 깨닫고 점점 빠져들었다"며 "그것은 결국 아버지가 생전에 우리한테 보여주셨던 것"이라고 했다. 라종억 교수도 "아버지를 빼면 우리 형제가 왜 정치학을 하게 됐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고 했다.

라 전 부의장은 생전에 6남 1녀를 뒀는데, 2남인 라종욱 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해 3남(라종오 교수), 4남(라종일 교수), 6남(라종억 교수) 등 4명이 정치학자였다. 하지만 라종욱 전 교수가 지난해 별세하면서 형제 중 정치학자는 현재 이 3명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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