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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22회 작성일 2013-06-11 13:32
잊혀가는 6·10 만세운동 배우는 중앙고 후배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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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가는 6·10 만세운동 배우는 중앙고 후배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선배님들이 목숨 바쳐 싸워 되찾은 우리나라를 이제 후배들이 지키고 잘 가꾸겠습니다.”

10일 오전 서울 계동에 있는 중앙고 대강당에 50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올해로 87주년을 맞이한 ‘6·10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자리다.

애국가 제창 이후 김종필 교장이 먼저 안타까움을 표하는 기념사를 낭독했다. 그는 “매년 하는 기념식이지만 사람들의 기억에서 6·10 독립만세운동은 잊혀져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있었던 1987년 6·10 민주화항쟁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반면, 1926년의 6·10 만세운동은 역사 책을 펼쳐야 아는 수준이라고 했다. ‘6·10 기념사업회’조차도 제대로 된 기념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고 학생들이 10일 본교 대강당에서 열린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에서 선배들이 한 것처럼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 중앙고 제공

  

중앙고가 매년 이날이면 기념식을 여는 이유는 중앙고의 전신인 중앙고보 학생들이 6·10 만세운동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6·10 만세운동은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의 인산일(왕 등의 장례식날)에 일어났다. 3·1운동을 계승, 발전시켜 1929년 광주학생운동으로 완결된 국내 3대 독립운동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일제 경찰은 210여명을 검거했고, 그중 중앙고보 학생이 60명으로 한 학교 출신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후에도 1927년 서울학생운동, 1944년 학도병 징집 불만 시위 등까지 중앙고는 항일운동의 선봉에 섰다.

이날 특별강연을 한 중앙고보 45회 졸업생 이원정 선생은 “6·10 만세운동의 신호탄은 중앙고가 주역이 돼 쏘아올렸다”며 “여러분 나이 또래의 선배들이 모두 나와 만세를 불렀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6·10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고 이선호 선생의 아들이다.

학생들은 87년 전 선배들이 한 것처럼 만세 삼창으로 기념식 행사를 마무리 했다.

2학년생 이하늘군(17)은 “책을 통해서 봤던 역사였을 뿐인데 직접 설명을 듣고 만세까지 불러보니 선배들이 겼었던 역사적 사명이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형군(17)은 “요새 학생들이 역사를 잘 모르는 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다른 학교보다는 역사 교육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대학 입시에 필요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 역사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중앙고는 학생들의 ‘6·10 만세운동 제대로 알기’를 위해 오는 20일까지 ‘독립운동가에게 역사편지 쓰기’ ‘독립운동가 얼굴 그리기’ 대회 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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