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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80회 작성일 2010-12-30 21:41
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서울 5대 사립고 양정고·휘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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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큰 뜻 오늘에 되살려…

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서울 5대 사립고 양정고·휘문고
 
[1106호] 2010년 12월 29일 (수) 이춘삼│편집위원
 



양정고와 휘문고는 설립 배경이나 성장 과정에 유사한 점이 많다. 

양정고는 1905년 양정의숙이라는 이름으로 도렴방(현 서울시 도렴동)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1913년 2월 정식 재단 설립 인가를 받아 엄주익 선생이 이사장에 취임했다. 

같은 해 9월 양정고등보통학교로 개편되었고, 1938년 양정중학교로 바뀌었다가 1951년 9월 중·고등학교가 병설되면서 양정고로 개편되었다.  

   
▲ 양정고(좌),휘문고(우)
ⓒ시사저널 전영기,ⓒ 휘문고 제공


휘문고는 1904년 민영휘 선생이 세운 광성의숙에서 출발했다. 

1906년 5월 고종 황제의 칙령으로 휘문의숙으로 개칭되었으며, 1918년 휘문고보→1938년 휘문중→1951년 9월 휘문고로 바뀌었다. 

설립자 민영휘 선생은 한말 정시 문과에 급제해 관계로 진출했고, 국권 피탈 후에는 일본 정부의 자작 칭호를 받았으며, 천일은행(현 우리은행의 전신) 설립에도 관여했다. 


   

 


양정, 손기정·남승룡·류달영 ‘큰 별’ 빛나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양정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과 동메달리스트 남승룡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의 탄압 아래 산송장이나 다름없을 때 손기정과 남승룡 두 선수가 조선의 명예를 위해 세계 무대에서 싸워 승리를 거두었다. 

우리 3천만 민족도 이 두 선수처럼 꺾이지 않는 투지를 발휘하자.” 이승만 대통령의 이 말대로 두 사람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암울했던 시절 조선 민족의 자부심이었다.

호적상으로는 1912년생 동갑내기인데도 손기정은 양정 1년 선배인 남승룡을 평생 동안 선배로서 깍듯이 예우했다. 

두 사람은 양정 육상부 특기생이었다. 

양정 재학 시절 손기정은 이른 새벽 삼청동을 돌아 북악산 꼭대기까지 뛰어올라가는 것이 일과였다. 

전문 코치도 없이 타고난 자질과 독창적인 발상으로 연습에 매진했다. 

광복 후 손기정과 남승룡은 조선마라톤보급회를 결성해 후진들을 길러냈다. 

손기정은 남승룡이 자신의 그늘에 가려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며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양정고 교정에는 이 학교 출신 농학자이자 사회교육자이며 무궁화 보급에 심혈을 기울였던 고 류달영 박사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열여덟 살 때 양정고보로 진학한 그는, 이곳에서 일생의 방향을 잡았다. 

농학을 공부해 농촌운동을 펼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수원고등농림학교(서울대 농대의 전신)에 진학한 그는 농촌 계몽운동에 합류해 한글과 조선 역사, 위생학을 가르쳤다. 

심훈이 쓴 <상록수>의 실제 주인공인 최용신과도 함께 일했다. 

만년까지 계속된 왕성한 독서열은 양정고보 시절에 길러졌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폭넓은 식견과 중후한 인품으로 널리 알려진 언론인이자 학자이다. 

양정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 니먼펠로우 과정을 수료했다. 

동아일보 기자로 언론인 생활을 시작해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 논설위원실장, 논설주간을 차례로 역임했다. 

과학기술처장관으로 관계에 몸담은 적이 있고 한국경제신문 회장,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 서울시립대 총장을 지냈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많은 저서와 논문을 발표했다.

박수길 전 유엔 대사는 70대 후반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회장에 선출되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WFUNA는 민간 운동 차원에서 유엔의 목적과 이상 실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정부 간 국제 기구로 1946년 결성되어 현재 1백9개국이 가입해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수길 회장이 관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2선의 이석우 남양주 시장(한나라당)은 ‘집념의 사나이’로 통한다. 

양정고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해병 소위로 임관해 소령으로 전역한 후 경기도에 4급 특채 공무원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대위 때 박정희 대통령의 눈에 띄어 5년간 경호관으로 근무하던 중 10·26을 맞았다. 

그동안 시흥, 구리, 광명, 남양주, 평택, 안양, 수원을 두루 돌며 부시장직을 수행했고, 경기도 행정부지사로 경력을 쌓았다. 

4회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남양주 시장에 당선되었고 5회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서강대 캠퍼스 유치라는 숙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경기도 내 이웃 도시들이 속속 대학 캠퍼스를 유치해 초조해하던 남양주 시민들은 ‘역전 만루 홈런을 친 기분’이라며 좋아했다.

 

   
   

 



양정고 출신으로 재계에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김종운 메트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도상철 농수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박인환 MK케미칼 사장, 서태창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송하경 모나미 대표이사 사장, 이광균 코레일유통 대표이사 사장, 이성구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 최성규 요진알미늄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교육계에는 김기영 광운대 총장, 박성수 전 전주대 총장, 이인수 수원대 총장, 한방교 부천대 총장, 홍일식 열린사이버대학 총장(전 고려대 총장)이 있다. 

1969년부터 30년간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청소년 상담 교육의 한 우물을 팠던 박성수 전 총장은 총장직을 그만두고 나서 서울 명지고교 교장으로 취임해 화제가 되었었다.

양정고 출신 언론인들 가운데는 유독 조선일보에 동문이 많다. 


김기천 논설위원, 김창균 정치부장, 이동한 사회부장, 김태훈 문화부 차장대우, 김한수 문화부 차장대우가 그들이다. 



그 밖에 김태열 연합뉴스 전국부 국장대우, 남정호 중앙일보 국제데스크, 박찬수 한겨레신문 편집부국장, 사동석 코리아타임스 편집국장, 안우정 MBC 예능국장, 유협 SBS 아나운서팀 부국장, 윤중열 일간스포츠 대표이사 사장, 이준희 한국일보 논설위원, 임무혁 강릉MBC 사장, 임창건 KBS 보도국장이 동문 언론인이다.

현 18대 국회의원에는 양정고 출신으로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과 휘문고 출신으로 김성동 한나라당 의원,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있다. 

휘문고 출신 세 의원은 모두 고려대 동문이기도 하다.

김성동 의원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장남이다. 

김의원은 아버지를 통해 정치를 배웠다고 할 만큼 아버지에 대한 신뢰가 깊다.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공군 대위로 전역한 후 미국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김의원은 김수한 국회의장 시절 연설문 등 모든 원고를 쓰며 정치 수업을 했다.

서울 성북구 을에서 당선되어 18대 국회에 들어간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은 15대 의원을 지낸 김의재 전 서울시 부시장의 동생이다. 

형이 1988년 성북구청장을 지냈는데 20년 뒤 같은 지역에서 동생이 의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경선 캠프에 언론 특보로 합류해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내기 전까지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했으며, 조선일보 시절 사내 노동조합을 결성해 초대 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휘문, 방송계에서 두각 보인 거물 많아


휘문고 출신 중에는 방송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이 여러 명 있다. 

MBC ‘간판’으로 활약하던 손석희 아나운서국장은 2006년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1984년 MBC에 입사한 이래 <뉴스와이드> <뉴스데스크> 등을 진행해 탄탄한 시청자층을 확보한 그에 대해, 때만 되면 ‘정계 입문’ 소문이 나돌곤 하지만 여전히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을 통해 라디오 청취자들과 가까이 하며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공연 기획자, 교수, 연기자 등으로 종횡무진 활동해 온 송승환씨가 두 달여 전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 초대 학장에 취임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넌버벌 공연 <난타>의 아이디어가 대학으로 들어간 것이다.

김재형씨는, 지금은 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교장으로 후진 양성에 몰두하고 있지만 한때는 ‘왕(王)PD’로 통하며 국내 방송계에 사극 바람을 몰아왔던 인물이다.

 KBS <용의 눈물>, SBS의 <여인천하>는 시청률 1위로 안방극장을 휩쓸었다. 

김PD는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이 소화해내기 벅찰 만큼 스케일이 컸다. 

그가 일본의 영웅들을 미화한 NHK 사극 스타일의 대작을 동경해 오다 빛을 본 드라마가 <용의 눈물>이었다. 

그는 보사부 차관과 적십자 부총재를 지낸 선친이 생전에 ‘딴따라’를 하던 맏아들에 대해 몹시 서운해했던 점이 마음에 걸렸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휘문고에 입학했으나 졸업장은 경기상고에서 받았다.

재계에서도 괄목할 만한 인사들이 모교의 명예를 빛내고 있다. 

기아자동차에서 근무하다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정의선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정씨 일가의 장손이다. 

정부회장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과정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지난 2005년 현대·기아차 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기아차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쏘울, 포르테, 로체 이노베이션 등 신차를 앞세운 ‘디자인 경영’을 펼치며 기아차를 한 단계 도약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차근차근 활동 폭을 넓혀가면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기아차 지분을 포함해 보유 주식 평가액이 1조원을 넘어 국내 랭킹 10위권 내에 들어 있다.

 

   
   

 

LG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최연소 사장인 조준호 (주)LG 사장이다. 

조사장은 2002년 44세에 부사장에 올라 최연소 부사장 승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조사장은 그동안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과 더불어 차세대 주자로 손꼽혀왔다. 

휘문고-서울대 경제학과-시카고 대학 마케팅 석사 과정을 거쳤으며, 1986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 정보통신전략 담당 부사장과 정보통산사업본부 북미사업부장을 지냈다. 

모토로라에 있다가 LG디스플레이 인사팀으로 영입된 조미진 상무가 친동생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으로 시작하는 서정시 <향수>를 지은 시인 정지용, 소설가 김유정, 서예가 김응현, 서양화가 오지호, 영화감독 유현목, 연극인 이해랑, 정진숙 전 을유문화사 사장이 휘문고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빛내주었다.

또 양정고에 류달영 박사가 있었다면, 휘문고에는 수종(樹種) 개량에 일생을 바쳤던 현신규 박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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