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군산 임피역, 추억의 명소로 - 조선닷컴 > 교우소식

정부·시, 작가 채만식 집필 가옥·묘역과 연계

군산 대야의 넓은 들 한편 임피역엔 이제 열차가 서지 않는다. 1980년대 이후 이용객이 줄면서 2006년 역무원이 철수, 간이역이 되더니 2008년 군산선이 장항선 철도로 연결된 다음부턴 여객을 받지 않는다.

인적이 끊겨 임피면 술산리 한편에 쓸쓸히 서 있는 이 역사(驛舍)가 관광자원으로 조성된다. 1936년 건립된 역사와 부속건물의 뼈대가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데다 아름드리 나무들로 둘러싸여 운치가 4계절 뛰어나기 때문이다.

시는 국가 등록문화재(208호)로 지정된 이 역사 외관과 내부를 원형대로 복원하면서 영상·음향 시설도 설치한다. 부속건물은 내부에 '추억의 대합실'을 조성, 여행객이 머물게 한다. 역사 주변에는 임피가 배출한 작가 고 채만식(1902~50)을 기리는 '문학쉼터' 등 소공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역사에서 3㎞쯤 떨어진 임피면 축산리엔 작가 채만식이 집필했던 집이 남아 있고, 작가는 그 집 뒤에 묻혔다. 시는 방치된 채만식 집필 가옥과 묘역도 정비할 예정이다. 채만식 유적과 함께 읍내리 임피향교도 간이역과 이어지는 도보 순방코스를 이룬다.

이 사업은 정부와 관광공사가 '공모한 폐선철로 및 간이역 관광자원화사업'에 선정돼 국비 7억5000만원 등 15억원이 투자된다. 이달 중 역사를 소유한 철도공사와 협약을 맺고 지역 문화예술계와 임피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설계에 나선다.

시는 "역사 등은 2012년까지 정비를 마칠 예정이나, 그 이전에도 군산의 도보 순례길인 '구불길'과 연계하면서 '간이역 사랑의 엽서 쓰기'등을 열어 관광객을 불러모으겠다"고 말했다.

임피역은 호남에서 처음 1912년 호남선(대전~이리)과 군산선(군산~이리) 철도가 개통되면서 개설된 역이다. 지금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후반 군산항을 통한 호남평야 쌀 일본 반출에서 군산-장항선 연결 전 군산-전주 통근열차까지 70여년 역사(歷史)를 목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