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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23회 작성일 2010-03-06 08:45
한국 경제를 빛낸 90인(외국계 회사의 파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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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노력이 성공비결… 

각 분야서 매출 신기록 작성 중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

외국계 회사의 파워 CEO

외국계 회사의 한국인 CEO. 이름만 들어도 우아하고 멋있다. 이 자리에 오른 이들은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 배경도 각양각색일 듯싶다. 하지만 실제는 너무나 다르다. 노력과 실적으로 승부하면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왔으며, 사람과의 끈끈한 정과 믿음을 어떤 한국인 CEO들보다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를 지켜주는 건 실적과 실력"

폴크스바겐코리아 박동훈(58) 사장은 2005년 폴크스바겐 한국법인 초대 사장이 된 이후 5년 만에 6배의 판매 증가라는 실적을 일궈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상당수 업체가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그는 2008년보다 27% 회사를 성장시켰다. 올해 목표는 8000대. 내년에 1만대 돌파의 야망도 숨기지 않는다.

BMW코리아김효준(53) 사장은 유럽 신사처럼 보이지만, 10년간 장수 CEO로 근무하는 비결은 오직 하나, '실적'이다. BMW는 작년에 9652대를 팔아 수입차 전체에서 1위를 기록했다. 독일 프리미엄급 회사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전체 수입차 업체를 대상으로 1위를 했다는 것은 BMW 본사가 볼 때 '기적'과 같은 일이다.

그는 전후(戰後) 시대를 산 한국의 수많은 인재와 마찬가지로, 가정 형편 때문에 본인의 능력에 맞는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이후 생존을 위해 사회로 진출한 뒤 직장에서 눈부신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1974년 첫 직장이었던 삼보증권(현 대우증권)에서 평소 전화로만 업무연락을 하던 지방 직원들 얼굴이 궁금해 첫 여름휴가 때 지방 유람을 떠났다. 일이 너무 신났고 일에 미쳐 살았다. 그는 재무 분야에 밝았고 주어진 어떤 일에도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그는 1994년 미국 제약회사인 한국신텍스 대표이사에 올랐고, 1995년 BMW코리아 CFO(상무)로 합류했다. 이후 그의 성공은 예정된 코스 그대로였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의 강동환(56) 사장의 실적 역시 대단하다. DSLR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52%에 달한다. 2006년 3월 캐논코리아 설립 이후 매년 20%가 넘게 성장해 왔다. 올해 매출목표는 4000억원으로 2006년의 두 배이다.

1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2 김철호 볼보코리아 사장. 3 강동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사장. 4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사장.

한국그런포스펌프 이강호 사장(59)은 1990년 덴마크계 펌프 회사인 그런포스 한국법인 사장으로 취임, 만 20년을 사장으로만 근무한 케이스이다. 그의 재직기간에 회사의 연 매출 신장률은 매년 평균 15~20%. 현재 국내에서 펌프 서비스시장 점유율은 27%다. 그런포스펌프는 최근 10년간 국내 30층 이상 고층 빌딩의 90% 이상에 펌프를 공급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으로 '믿음과 신뢰' 중시

박동훈 사장은 1978년부터 86년까지 한진건설 유럽주재원으로 일하면서 유럽식 매너와 어법을 일찍 접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것을 절대로 티 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처음 폴크스바겐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그동안 유럽 회사와 일을 많이 해 왔기 때문에 쉽게 생각했다가 크게 충격받았다"고 했다.

폴크스바겐은 판매하기 위해 차를 만드는 게 아니라, 좋은 차를 만들고 싶은데 돈이 들어가니까 돈을 벌기 위해 판매를 하는 회사처럼 보였다는 것. 이 때문에 그는 세일즈에 대한 스스로의 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만 했다. 그는 본사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최선을 다했고 알고 나니 소통이 쉬워졌다. 그는 "외국회사와 일할 때는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뢰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볼보코리아 김철호(46) 사장은 자동차 정비·품질 부문의 전문가에서 국내 수입차 CEO가 된 유일한 경우다. 그는 1990년 벤츠의 당시 국내 수입원이던 한성자동차의 정비기술부에서 5년간 일한 뒤 쌍용차 품질담당으로 3년 동안 근무했다.

그는 오랜 현장경험을 통해 차는 고장 자체보다 고장 난 뒤 고객을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는 "자동차에 결함이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문제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마음을 얻는 '열린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004년 판매담당 이사, 지난해 대표이사까지 올랐지만, 당시 그의 경험은 이후 볼보에서 그의 모든 업무의 기본이 됐다.

강동환 사장은 "무한경쟁보다는 사람을 믿고 키우는 인재경영이 가장 큰 성장 비결이다"고 말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능력위주의 개인 플레이만 중시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직원 개개인을 중시하고 소속감을 극대화하는 데 가장 힘을 쏟고 있습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이강호 사장은 대위로 예편한 뒤 건설·무역회사를 거쳐 그런포스펌프 한국 사장으로 옮겼다. 그는 "육사 교육과 장교 경험이 CEO로서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인의 끈질긴 성격과 강한 추진력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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