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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08회 작성일 2009-12-13 14:29
정이만(63회) 한화63씨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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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레저3사 통합·공격경영 나선다

김동렬 기자 drkim@jknews.co.kr   

기사입력 2009-11-30 

한화그룹이 한화리조트, 한화개발(서울프라자호텔), 한화63시티 등 레저 3사의 통합과 함께 레저·서비스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

한화그룹은 1일부로 한화리조트와 한화개발을 합병한다. 아울러 한화63시티의 식음사업과 문화사업을 오는 15일 한화리조트에 영업양수도 한다. 이렇게 통합을 하게 되면 자산 1조 4300억, 매출액 6200억 규모의 대형 종합관광레저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새로 탄생되는 통합법인의 사명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Hanwha Hotels & Resorts)'로 결정됐으며 대표는 홍원기 현 한화리조트 대표이사가 맡게 됐다.
 
이번 레저 3사의 통합은 통합 후 사업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개별 사업 경쟁력 강화, 경영효율화 등 여러 방면에서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사이판 월드리조트 인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 개발, 한화리조트 리모델링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호텔&리조트는 남태평양 유일의 한국계 특급 리조트 호텔인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인수할 계획이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바다에 인접해 조망이 탁월한 261실의 객실과 1만 3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형 워터파크 '웨이브 정글(Wave Jungle)'을 비롯,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이판 월드리조트가 시설과 규모, 인지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관심을 갖고 인수협상을 벌여 왔으며 본격적인 경영은 내년 초부터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체인 확대를 통한 글로벌 레저기업으로의 발전을 향후에도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이번 사이판 월드리조트 인수는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화호텔&리조트는 골프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충남 태안군 내 태안국립공원 내 골든베이 골프&리조트(Golden Bay Golf & Resort)를 내년 상반기까지 2100억원을 투자해 1차 완공,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골든베이 골프&리조트는 지난 해를 끝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은퇴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사업가로 변신한 뒤 맡은 첫 작품이자 자신의 명예를 걸고 설계한 코스여서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골든베이 골프&리조트는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클럽하우스, 137㎡(42평형) 규모의 객실 56실로 이뤄지며, 향후 2단계 사업으로 19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프리미엄 리조트 400 여실과 워터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골든베이가 오픈하게 되면 한화리조트는 총 126홀의 골프장을 보유해 골프장 보유 기준 국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편, 한화호텔&리조트는 기존 리조트사업의 내실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전국 12개 체인 리조트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이와 관련하여 오래된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유휴부지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는 설악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용인, 양평, 백암온천 등 노후체인의 순차적인 리뉴얼 및 프리미엄 리조트 개발을 추진, 기존 사업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는 2014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설악 한화리조트 본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유럽 풍의 건축 양식과 세련되고 모던한 인테리어를 더해 품격 있는 리조트로 거듭나게 되며 총 768실의 규모의 객실과 부대시설을 새롭게 단장해 2011년 7월 개장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새로 출범하게 될 한화호텔&리조트가 프리미엄 리조트를 포함하는 레저사업, 호텔사업과 외식사업, 문화사업과 개발사업들을 포함하는 매출규모 1조원, 경상이익 500억원 이상(2013년 전망)의 프리미엄 레저·서비스 기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화63시티는 기존의 빌딩관리부문을 존속시켜 부동산에 특화된 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발전하게 되며 현 대표인 정이만 대표이사가 그대로 맡게 된다.



직원 마음 열지 못하면 개혁은 물거품
정이만 한화63시티·한화개발 사장

 

 
 
 
 
‘마감 스트레스’를 기자들은 잘 안다. 게다가 글을 쓰는 작업은 참 어렵다. 그런데 정이만 한화63시티·한화개발 사장(57)은 글 쓰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매주 월요일, 임직원들에게 A4용지 두 장 분량의 이메일 편지를 써왔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2004년 10월 한화63시티 사장으로 부임한 뒤 5년 가까이 230여통을 썼다. 지난해부터 한화개발 사장을 겸직한 뒤 한화개발 임직원에게도 40통을 보냈다.

매주 직원들에게 이메일 편지를 쓴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제가 맡고 있는 회사는 직접 소비자를 상대합니다. 다행히(?) 다양한 일들이 발생해 소재를 찾는 데 어려움은 없어요. 또 63빌딩 계단 오르기 대회, 사내 체육대회 등 회사 행사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기도 합니다. 이메일이 자연스럽게 회사 역사가 된 셈이죠.

이젠 거를 수도 없어요. 매주 오던 글이 오지 않으면 직원들이 ‘사장에게 무슨 일 생겼나?’라고 걱정할 겁니다(웃음).

일단 소재를 찾고 나면 글을 쓰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그의 필력은 한화그룹 홍보팀장 당시 명성이 자자했다. 4년 4개월 동안 사보에 ‘하나만’이란 가명으로 신입사원 시절 콩트를 담은 칼럼 ‘내일을 연다’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63시티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 200통도 한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편지경영’이 실제로 성과를 내는 데 기여했나요.

물론입니다. 사장이 직접 이메일로 소통하니 회사에 열린 문화가 자리 잡게 됐습니다. 직원들끼리도 소통이 잘됩니다. 제가 취임하기 전엔 63시티 내 전망대, 레스토랑, 수족관, 아이맥스 등이 별개의 법인 형태였던 적이 있죠.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는데 제가 소통을 강조하면서 거리감이 좁혀졌어요. 직원들끼리, 또는 사장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데도 주저함이 없어졌죠. 이른바 ‘집단적 창의성’이 생겨난 겁니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니 아이디어의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하는 재미를 느껴보라고 가능한 경영에 반영합니다. 63시티 내 뷔페식당 운영이 하나의 예입니다.

6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부담스러웠는지 500석이나 되는 뷔페식당에 손님이 별로 없었어요. 그럴 때 동남아 음식 등 독특한 메뉴를 준비해 별도의 작은 뷔페 코너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가격을 2만원 아래로 낮추고요. 바로 반영했더니 하루 100명에 불과하던 고객이 300명으로 늘어났어요. 작은 아이디어가 매출로 바로 이어진 사례죠.

아이디어가 실제로 성과를 내면 자신감이 생기고, 직원들은 다시 경쟁적으로 아이디어를 냅니다. 그럼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창의성의 선순환구조가 형성됩니다.

 
 
정 사장이 매주 쓴 이메일을 묶어 펴낸 책.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서울에 초고층 빌딩이 많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63빌딩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요.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이 상존한다고 봅니다. 초고층 빌딩이 많아진다는 점은 분명 위협요인이죠. 그렇더라도 ‘63빌딩=초고층 건물’이란 역사성 때문에 오히려 관광코스로 인기를 끌 수도 있다고 봅니다. 또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여의도가 새롭게 변모한다는 점에선 63시티가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죠.

환경변화요인보다도 더 경쟁력 있는 곳으로 변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 젊은이들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죠. 앞으로 여의도 주변이 생태공원으로 바뀌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정 사장 스스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CEO다. 그의 명함에는 ‘미술관장’ 직함이 박혀 있다. 63시티 꼭대기 전망대에 자리 잡은 ‘63스카이아트미술관’이 있어서다. 기네스북에 등재는 안됐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일 게 분명하다. 밤에 활용도가 낮았던 아이맥스 영화관을 밤 시간대에 공연장으로 바꿔 타악 퍼포먼스 ‘코리안 랩소디’를 무대에 올렸다. 죽었던 공간을 살린 것이다.

그의 아이디어 경영 성과는 숫자가 말해준다. 그가 부임할 당시 55억원 적자를 봤던 한화63시티는 현재 80억원 가까운 흑자를 낸다. 한화개발이 운영하는 프라자호텔은 전통적 비수기라던 지난 1~3월 월 단위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63시티가 식음료, 수족관 사업뿐 아니라 자산관리까지 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63시티 매출 1400억원 가운데 자산관리 분야에서 500억원이 나옵니다(식음료 600억원, 관람 300억원). 초기에는 빌딩 관리 정도에 그쳤는데 점점 컨설팅으로 확대됐어요. 63빌딩의 소유주인 대한생명이 가진 사옥이 적지 않습니다.

전국에 퍼진 사옥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매수, 매도, 임대 등 부동산과 관련해 컨설팅업무를 맡고 있죠. 리서치 역량이 커지면서 이 달부터 오피스마켓리포트(Office Market Report)를 발간합니다.

63시티 사장을 맡다가 지난해부터 서울 프라자호텔을 운영하는 한화개발 사장을 겸직하게 되셨지요.

한화개발의 주 사업은 프라자호텔과 연회 사업입니다. 시너지효과가 있습니다. 63시티에서 식음료, 연회장, 관광객 유치 등 연관 분야가 많아요.

양쪽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도 낼 수 있고요. 광화문과 서울광장은 대한민국의 중심입니다.

광화문이 공원으로 바뀌고 새 시청사가 들어오면 프라자호텔의 지리적 강점은 더 부각될 겁니다. 프라자호텔이 오래된 이미지가 없지 않았는데 올 하반기부터 리모델링을 할 생각입니다.

[정이만 사장의 수족관 경영]

■ ‘또 바꿔 보자’ 반복된 독려에 매출 쑥쑥

 
 
 
 
정이만 사장의 소통경영은 63시티 내 수족관 사업 성공 사례에 잘 나타난다.

그의 부임 전 수족관은 그저 구경만 하는 수동적인 방식으로 운영됐다. 정 사장은 ‘뭔가 바꿔 보자’고 한마디 던졌다. 그래서 물개쇼, 바다표범쇼 등 쇼가 생겨났다. 반응이 좋았다.

정 사장은 ‘또 바꿔 보자’고 했다. 이번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방식을 도입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 있는 안내 사원을 가려내 연기를 가르쳤다. 그래서 탄생한 게 ‘소림사로 간 물개’다. 엄마 말을 듣지 않아 소림사로 보내진 물개의 좌충우돌 훈련기다. 조련사는 실제로 소림사 승려 복장으로 등장한다.

다이빙쇼에 뮤지컬을 접목, ‘바다공주 샬리를 찾아서’라는 바다표범쇼도 개발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관객 반응도 뜨거웠다.

그는 ‘또 바꿔 보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번에 나온 아이디어는 보다 다양한 각도로 관람객들이 동물들을 즐기도록 하자는 것. 예를 들어 상어가 있는 대수조 위에 아크릴 판을 깔았다. 그리고 관람객들에게 그 위를 걸어 다니게 했다.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체험할 수 있는 수조였던 셈이다. 긴 유리관 모양의 수조를 만들어 수달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즐길 수 있게도 만들었다. 수족관 리모델링 이후 관람객은 5만명 증가해 연간 84만명으로 불어났다.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 아이디어도 있다. 수달이 사는 수조에 작은 구멍을 내 컵이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들이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어차피 써야 할 먹이값을 관람객에게 받아 2000만원 비용을 절감했다. 관람객도 즐겁고, 회사도 비용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였다.

아이디어를 내면서 수족관 운영 노하우가 계속 쌓여갔다. 그러자 파인리즈CC에서 ‘골프텔을 지려 하는데 수족관을 만들어줄 수 있겠느냐’며 의뢰가 왔다. 처음으로 외부에서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그 뒤 어린이대공원, 영광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연락이 와 컨설팅해줬다. 지난해 제주해양박물관 프로젝트도 따냈다. 얼마 전 중국의 타이저우에서 ‘바다표범쇼’를 해보고 싶다며 컨설팅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 52년생/ 중앙고(63회),고려대 행정학과/ 79년 한화 입사/ 97년 비서실 경영지원부문 이사/ 99년 한화 구조조정위원회 홍보팀장(상무)/ 2003년 한컴 대표/ 2004년 한화63시티 대표(현)/ 2008년 한화개발 대표 겸직

[대담 = 이제경 부장 / 정리 = 명순영 기자]



[CEO칼럼] 위기를 기회로/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숱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인생의 단계마다 위기를 겪고,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또 다른 위기가 몰려온다.10년 전의 외환위기는 국가적인 위기였다. 외환위기만 넘기면 다시 예전처럼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외환위기를 극복한 후에도 예전의 그 좋았던 시절은 다시는 오지 않았다. 계속해서 환경은 변하고, 그에 따른 위기는 끊임없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연못 속의 잉어처럼 살았다면, 지금은 격류속의 은어처럼 살아야 한다.

 
▲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노무현 정권때는 반(反) 기업적 정서 때문에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기업을 규제와 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기업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쇠고기정국과 촛불집회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고, 기름값과 각종 자재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을 비롯해 노사관계도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경영을 하는 것은 마치 카누를 타고 급류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다. 자칫하면 배가 뒤집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은 모험정신이고 도전정신이다.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 오히려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려 한다. 당근을 끓는 물에 넣으면 물러지고 흐물흐물해진다. 달걀을 끓는 물에 넣으면 그 깨지기 쉬운 달걀이 단단해진다. 커피를 끓는 물에 넣으면 물을 변화시켜 커피가 되게 해준다. 여기서 끓는 물을 위기라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나타난다.

첫째는 당근처럼 위기를 만나 물러지고 흐물흐물해지는 약한 모습, 둘째는 달걀처럼 위기를 만나 오히려 단단해지는 모습, 셋째는 커피처럼 위기를 만나 아예 상황자체를 극적으로 바꾸어 놓는 모습이다. 우리는 결코 당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달걀처럼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커피처럼 전화위복의 모습을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숱한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열정과 저력이 있다. 지금 비록 상황이 어렵고 괴롭고 힘들어도 잘 참고 견디며 이 위기를 극복해 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그간 누적된 실책으로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커진 것 같다. 최근의 촛불정국은 새 정권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 기업을 운영하듯 나라를 운영해서 이러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여론이 많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논리대로 한다면 배우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연기하듯 한다. 진정성을 보여라.’라는 공격을 받을 것이고, 의사출신 대통령은 ‘환자 해부하듯이 국정을 온통 파헤치기만 한다.’는 비난을 받을 것 같다.

이쯤 되면 견강부회가 너무 심하지 아니한가? CEO의 기업가정신은 미덕이지 결코 흠이 될 수 없다.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가 정신으로 국정을 쇄신하고, 창의를 발휘해서, 풍요한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라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것이다. 기업가 정신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정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어려운 정국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리더십으로 돌파해서 우리나라가 한층 성숙된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다.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2008-06-16  31면
 
   
[CEO칼럼] 봉달이 경영/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요즈음 갑자기 신문 1면이 스포츠 기사로 부산하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와,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쾌거를 이룬 소식 때문이다. 불모지와 같은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분명 이만저만 고무적인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요즈음 ‘우린 박태환, 김연아 때문에 산다.’고 하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요즈음처럼 갑갑하고 답답하고 뭐 하나 시원하게 풀리는 일이 없는 것 같은 때, 코리안 스포츠 영웅들의 멋진 활약은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맺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삽상한 청량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한 ‘봉달이’ 이봉주 선수에게 더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서른일곱 살이라면 마라톤 선수로서는 환갑을 넘은 나이이고 한물간 선수 취급을 받았을 법도 한데 정상급 기록으로, 그것도 혼신의 역전드라마를 일궈내며 우승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인간 승리’ 그 자체였다.

이봉주 선수의 마라톤 레이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 깊은 경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나는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로서도 깊은 교훈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마라토너는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직 달리기로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은 숫자이다. 경영자는 숫자로 보여줄 뿐이고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둘째 마라토너가 결승 테이프를 끊기까지는 수많은 고비와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목은 타들어오고, 다리는 휘청거리고, 심장은 터질 듯한 고통이 엄습한다.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에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많은 변수들이 장애 요인으로 등장한다. 맥도 풀리고, 초조하기도 하고, 낙심도 되고, 마침내는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것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

셋째 마라토너는 일관된 페이스를 유지하며 힘을 비축했다가 스퍼트를 해야 할 때 제대로 스퍼트를 해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특히 35㎞ 지점이 아주 중요한 경계라고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에도 전략적 변곡점이 있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존과 번영이 좌우된다.

넷째 마라토너에게 요행은 없다. 피 말리는 훈련과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칠 수 있고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이봉주 선수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하루 30㎞의 훈련을 단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하고,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야 한다. 혁신과 변화에는 상당한 고통이 수반된다. 스스로를 파괴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니 마라톤과 경영은 유사점이 참 많은 것 같다. 가히 ‘봉달이 경영론’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또한 마라톤과 인생도 유사점이 많다. 마라톤을 연극에 비유하기도 한다.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그곳에는 늘 숙연한 감동과 교훈이 있다.

이봉주의 승리는 일이 안 풀리면 남의 탓을 하거나, 쉽게 포기하고 좌절해 버리는 요즘 세태에 ‘하면 된다.’,‘할 수 있다.’는 의지의 중요성을 보여준 귀감이 될 것이다.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경영자에게는 경영의 비결을 깨닫게 해 준 값진 사례가 될 것이다. 이봉주 선수의 건승을 빈다.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2007-04-02  31면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14-06-20 19: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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