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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02회 작성일 2009-10-30 09:25
홍영식(65회) 필맥스 사장-`잡월드의 성과`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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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월드 취업 1만명 돌파]

 '잡월드의 성과' 좌담회

  • 정리=김정훈 기자

 

 

입력 : 2009.10.30

사회=윤영신 경제부장
"구인·구직난 동시에 푸는 성공모델 제시"
中企서 인턴 의무화하고 학점 인정 등 혜택 줘야
"대기업 안가도 성공하는 청년 스토리 많이 부각을"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의 연결시장이 취약합니다. 처녀·총각은 많은데 중매쟁이가 부족한 겁니다. 그걸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임태희 노동부 장관)

"중소기업을 알아야 중소기업에 갑니다. 기업 인턴십을 의무적으로 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오명 건국대 총장)

"중소기업 취업자들은 '막상 일해 보니, 할 만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입사 전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이 많았다는 뜻이죠."(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좋은 사람을 뽑아 좋은 기술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지방 기업이라서 사람을 못 뽑으면 정말 속이 상합니다."(홍영식 필맥스 사장)

홍영식 필맥스 사장, 오명 건국대 총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 왼쪽부터)이‘잡월드3 1만명 취업 돌파를 맞아 청년실업 문제와 대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잡월드처럼 중소기업과 구직자를 효과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모델이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경제가 풀어야할 최대 난제는 '일자리'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늘어만 가는데, 중소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을 돌릴 수가 없다고 호소한다.
 
대졸 청년들의 구직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이 공존하는 심각한 미스매칭(불균형)이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앓고 있는 고질적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올해 2월 조선일보와 기업은행이 함께 시작한 '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가 1만번째 중소기업 취업자를 29일 배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미스매칭 문제를 해소하려면 많은 난제를 풀어야한다.

본지는 임태희(任太熙) 노동부 장관과 오명(吳明) 건국대 총장, 김기문(金基文) 중소기업중앙회장,
 
홍영식(洪榮植) ㈜필맥스 사장 을 초청해 청년실업 문제와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좌담회 사회는 윤영신 경제부장이 맡았다.

"중소기업 채용 늘어야 고용사정 나아져"

사회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상황은 다른 나라보다 낫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 실업 등 고용시장은 여전히 어렵다.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오명 총장=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국내 고용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제 나라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들의 채용이 늘어나야 고용 사정도 나아진다.

임태희 장관=한국 경제가 점점 사람을 덜 쓰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사람을 많이 쓰는 서비스업의 발전은 더디고, 사람을 덜 쓰면서도 자본과 기술력으로 경쟁을 할 수 있는 분야에 주로 투자가 일어난다.

오명=젊은 사람들이 성공에 대한 개념을 다양하게 가져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 모델은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 들어가서 엘리트 사원이 되는 거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골대가 하나씩밖에 없는, 성공모델이 하나밖에 없는 축구가 아니라, 골대가 20~30개 있는 축구로 만들자는 거다.

"중소기업에서 인턴하면 학점 인정해야"

오명=캐나다 공대 학생들은 1년 동안 의무적으로 기업 가서 근무하고 온다. 학점을 인정하는 인턴십을 각 대학에 강조하면 훨씬 효율적인 교육이 될 거다. 인턴을 하고 온 청년들은 공부하는 의욕도 달라진다.

홍영식 사장=매년 한 달도 좋고 여름도 좋고 인근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게 하면, 기업 입장에서 '저 친구는 꼭 잡아야겠다, 저 친구는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
 
청년실업자가 100만명이라는데, 나중에 이 실업자들이 4인 가족을 꾸린다고 보면, 10년 뒤엔 100만명의 문제가 아니라 400만명의 문제가 된다.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김기문 회장=중소기업에 취업하면 2~3년 동안은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과 대우가 별 차이 없게끔 정부가 지원을 해서 중소기업 청년들이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한다.

임태희=청년 일자리 문제는 학교, 기업, 정부가 유기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신규 고용촉진장려금이나 중소기업 취업장려수당을 강화해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중소기업 쪽에 혜택이 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잡월드 모델' 제도화 방안 찾겠다"

홍영식=구직자들도 어떤 중소기업이 어떤 조건으로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그러던 중에 조선일보와 기업은행이 잡월드(www.ibkc sjob.co.kr) 사이트를 만들어 연결시켰다. 기업인 입장에선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확 줄일 수 있었다.

오명=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은 전체 안에 하나의 톱니바퀴밖에 안 된다. 중소기업에선 보스가 될 수 있다. '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성취감과 보람을 좀 더 부각시켰으면 좋겠다.

임태희=조선일보기업은행이 했던 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의 시사점은, '잡월드 사이트에 가면 좋은 중소기업이 있고, 중소기업에 대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심어준 데 있다. 제도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부분이고, 정부도 관심을 갖겠다. 우리나라 노동 시장을 근본적으로 효율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방안을 세우겠다.

 
임태희(任太熙) 노동부 장관과 오명(吳明) 건국대 총장, 김기문(金其文) 중소기업중앙회장, 홍영식(洪榮植) ㈜필맥스 사장 을 초청해 '잡월드 1만명프로젝트 좌담회'청년실업 문제와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조선일보·기업은행 '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
 
'잡월드' 가입 다음날 취업!
 
"10번 떨어졌는데…‐ 취업되니 얼떨떨"

구미 본사 근무 바랐던 申씨

관리경영 인재 원한 洪사장

조건 딱 들어맞아 첫날 인연
 
구미=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 3일 출범한 조선일보와 기업은행의‘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1호 커플로 탄생한 신태동(사진 오른쪽)씨와 홍영식 필맥스 사장.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절 믿고 뽑아 주신 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신태동·28)

"함께 일하고 싶을 만큼 믿음직스러워 뽑은 겁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를 더 훌륭하게 키워 주세요."(필맥스 홍영식 사장·54)

조선일보기업은행이 공동 주관하는 '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의 첫 번째 '청년 구직자―중소기업' 커플이 나왔다.

 

오는 17일 대구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신태동씨와 경북 구미의 플라스틱 필름 포장재 생산업체인 필맥스(Filmax).

 

 '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가 청년 구직자와 중소기업 간 '상생(相生)의 다리'가 되겠다고 출범한 지 하루 만이다.

이들은 지난 3일 온라인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 개통한 중소기업 전문 취업 사이트 '잡월드'에서 기업 회원과 개인 회원으로 각각 가입, 4일 커플이 된 것이다.


신씨는 잡월드에 남긴 자기소개서에서 "직장의 가치는 연봉이 아닌 성장 가능성이고,

나는 가능성에 올인(all-in)하고 싶다"고 썼고, 홍 사장이 잡월드에서 그의 소개서를 봤다.

홍 사장은 "신씨의 자격증·학점·어학 실력도 만족스러웠지만, 진지한 자기소개서를 보고 '이 친구다' 싶어 바로 면접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 구미 공단동의 필맥스 본사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
 
잡월드에 가입한 지 하루 만에 '합격'을 통보받은 신태동씨는 "얼떨떨하다"면서도 취업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는 17일 졸업식을 앞둔 신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기업 10여 곳에 입사 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최종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 면접 통과도 쉽지 않았다.
 
같은 과 졸업생 150여명 중에서도 현재 취업이 확정된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많은 동기들이 길고 힘든 '취업 준비생'의 시간을 보내야 할 형편이다.
 
신씨는 "다들 취업이 안 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잡월드 가입) 하루 만에 이런 기쁜 일이 생겨 꿈만 같다"고 했다.

그의 취업을 가장 기뻐해 준 이는 다름 아닌 어머니(56)였다.
 
신씨의 중학교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가 홀로 경북 왜관에서 농사를 지어 1남 2녀를 키웠다.
 
누나들이 결혼한 뒤, 신씨 혼자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그는 "고생만 시켜드리다가 이제야 아들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서울 사무소 근무는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그는 "홀어머니를 남겨 두고 서울로 가고 싶지 않다"며
 
구미 본사 근무를 자청했다.
▲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조선일보와 기업은행이 함께 전개하는‘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에서 첫 채용을 한 필맥스의 홍영식 사장(왼쪽)과, 이 회사에 취업하게 된 신태동(계명대 졸업예정)씨가 4일 경북 구미 공장에서 만났다. 포장재 생산 기계에 대해 신씨가 질문을 하자 홍 사장이 설명해주고 있다.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홍 사장도 "원하는 인재를 찾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필맥스는 2003년 서통의 플라스틱 필름 사업부를 인수해 출범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00억원이고, 직원수는 160여명이다.
 
대졸 사원의 초임 2300만원 안팎에 자녀 학자금 지원, 연말 우수사원 해외연수 및 직원 취미생활 지원 등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 혜택도 갖추고 있지만, 재능 있는 대졸 인력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홍 사장은 "구미 공장 쪽에는 주로 생산 관련 부서만 있다 보니, 현장 관리와 경영을 맡을 인재들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과거에도 연구 개발직을 중심으로 우수 인력을 많이 뽑아 봤지만, 대부분 몇 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고 했다.
 
결국 필맥스는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핵심 경영 조직은 서울에 따로 사무실을 내 운영하고 있다.

신씨는 이런 회사의 사정에 딱 맞아떨어지는 인재였다.
 
이 회사 재경팀 오주일 팀장은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10~20년을 내다보고 진로를 택하는 마음가짐이 경영진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 조선일보와 기업은행이 공동 주관하는‘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의 첫 번째‘청년 구직자?중소기업’커플이 나왔다. 오는 17일 대구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신태동씨와 경북 구미의 플라스틱 필름 포장재 생산업체인 필맥스(Filmax)‘. 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가 청년 구직자와 중소기업간‘상생(相生)의 다리’가 되겠다고 출범한 지 하루 만이다. /이재우 기자


 

 
  필맥스 홍영식 대표이사(右)와 전성진 노조위원장이 ‘항구적 노사평화 선언문’을 교환하고 있다. [필맥스 제공]
 

 

 

구미 ㈜필맥스, 20년만에 첫 정년퇴직자 나와 '화제'

 

저희 회사에서 정년 퇴직자가 발생한 건 2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구조조정 칼바람 속에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남아 있으면 도둑)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업체에서 쓸쓸히 퇴장하는 직장인이 부쩍 증가하는 탓에 구미공단의 한 기업체에서 만 55세의 정년퇴직자가 발생한 것이 새삼스럽게 화제가 되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산업 및 일반식품 포장용 필름 생산업체인

 

㈜필맥스의 홍영식 사장은

 

지난주 만 55세로 정년퇴임을 맞은 우창섭 차장에게 조촐한 퇴임식을 마련해

 

주고 재고용이란 큰 선물을 줬다.

 

 

회사 측의 이 같은 배려는 20여년 만에 정년퇴직자가 처음 발생한 데 대한

 

기쁨의 표시이고

 

우 차장의 뛰어난 기술력, 성실성 등 때문이기도 하다.

 

33년 동안 현장에서 근무하다 정년을 맞은 우 차장은 현재 공정개선실 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홍 사장은 "정년퇴직 직원이 있다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20여년 만에 있는 일이라고 해 배려를 하게 됐다"며

 

"사실 기업체 정년이 만 55세라지만 구조조정 칼바람이 쌩쌩 부는 요즘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정년을 채우는

 

직장인이 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의 정년도 만 55세이지만 정년퇴직하는 경우가 드물기는 마찬가지다.

 

삼성, LG 관계자들은 "IMF 이후 정년퇴직하는 직원들을 본 적이 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공직사회도 마찬가지. 행정공무원들의 정년은 5급이 만 60세,

 

6급 만 58세이지만 대부분 정년 1년을 앞두고 공로연수에 들어가거나 명예퇴직한다.

 

구미시청 한 관계자는 "공직사회에도 정년퇴직 개념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중소기업 위기의 파도를 넘어라]③신뢰경영 구축 … 사원주주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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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직원들과 회사 경영상황 공유 필요


필맥스, 사원주주 참여로 부도위기서 흑자로 전환

 



한국경제는 금융위기 여파와 실물경기 악화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위기는 항상 기회를 동반하고 오는 법.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국면을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들은 ‘노사상생’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실제 위기에 빠진 회사를 직원들이 구한 사례는 많다.

 

노사상생을 통한 신뢰경영은 핵심인력의 이탈을 막고, 경영혁신이나 기술개발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경영층이 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노사불신’으로 인해 내부동력을 잃게된다.


특히 중소기업에게 ‘사원주주제’(ESOP)는 부족한 인력, 자본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원주주제는 소유-경영-노동을 통일시켜 회사 구성원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화합은 기적을 발휘 = 노사신뢰는 부도위에 직면한 회사를 살린다.

 

노사가 협력하면 적자를 흑자로 만드는 기적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구시 달성공단 소재 (주)ECS코리아 노동조합(위원장 박응규)은 지난해 12월 15일 돌아온 어음을 일부 막지 못해 흑자 부도위기에 처한 회사를 위해 ‘노동조합비’ 수천만원을 내놓아 회사를 살렸다.

 


박응규 노조위원장은 “노사가 함께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회사측의 태도 변화가 시발점이었다”며 “회사가 어려울 때 노동조합이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ECS코리아(대표이사 주삼탁)는 노조설립 문제로 ‘근로자 분신 사망’ 사건이 발생해 대표이사가 구속됐고,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회사측은 80여명의 직원을 해고해 노사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신임 경영진이 노조를 경영파트너로 인정, 어려운 경영상황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회사 사정을 알게 된 노조 내부에서 ‘파업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투쟁일변도에서 벗어나 노사상생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결과 노조가 앞장서 2008년 임금인상을 최소화하고 끊임없는 대화로 구조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


‘노루표’라는 제품명으로 널리 알려진 대한페인트잉크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아 한때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당시 이 회사는 창사 52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내몰렸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노사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최고경영자는 전직원들에게 현재의 경영상황, 사업실적, 전월의 손익상태 등을 일일이 보고하며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이러한 ‘신뢰경영’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 휴일 무급 근무, 복리후생 축소, 생산비와 운영비 절감운동을 펼쳤다.

 

회사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당시 회사를 떠났던 90여명 직원들도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월급쟁이를 회사 주체로 세워야 = 자원이 없고 자본이 적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경영층과 근로자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노사상생은 사원주주제(ESOP)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사원주주제는 중소기업들이 닥친 현금유동성 문제 또한 해결하는 발판을 제공한다.

 

근로자들을 증자에 참여케 하거나, 퇴직금이나 상여금을 주식으로 나눠 주면 회사는 현금보유비율을 높일 수 있다.


사원주주제는 공동체 의식을 높여 근로자로 하여금 회사의 경영주체로 나서도록 해 갈등이 없는 회사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회사 구성원들이 삶의 터전인 직장에서 평생 인재로 경쟁력을 갖출 때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즉 사원주주제는 소유와 경영과 노동이 통일 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중소기업의 고민인 핵심인력난과 노사갈등 등을 해결하고 무차입 경영을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산업·식품포장용 필름을 생산하는 (주)필맥스는 사원주주제의 장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필맥스는 2003년 6월 매각설, 부도설로 술렁이던 서통 필름사업부를 (주)필맥스로 상호를 정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당시 회사 임원진과 근로자들은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자 1인당 2000만원 이상의 퇴직금을 출자해 45억원을 모으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없이 회사를 살렸다.


서통 시절 적자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는 설립 첫해 6개월 만에 당기순이익 32억원의 흑자를 실현했다.

 

2006년도를 제외하고 매년 20~3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부도 직전의 회사가 우량중소기업으로 탈바꿈한 데는 사원주주제의 힘이 컸다.

 

필맥스는 250억원의 자본금 가운데 18%(45억원)가 사원들의 지분이다.

 

회사경영지표가 사원들에게 완전히 공개되며 회사의 모든 결재에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노조위원장이 생산현장을 직접 돌며 사원들이 생산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노조원이 생산에 열중하면서 1인당 매출액(5억원)도 경쟁회사보다 많은 편이다.



◆중소기업 90.7% 위기 인식 = 한편 중소기업인 10명 중 1명이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30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위기대응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90.7%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국면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1999년 외환위기 당시 82.7%가 경제상황을 ‘경기악화’라고 진단한 것보다 8.0%포인트가 높은 것으로 지난 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제위기 대응으로 중소기업의 51.3%는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절반가량은 6개월까지 버틸 수 있다고 응답했다.

81.0%는 1년까지만 경제위기를 감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형수·최세호 기자 hskim@naeil.com

 

 

 

勞 '양보교섭' 확산되나

 

 

산업현장이 일감 실종으로 '최악의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에서 이른바 '양보교섭'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양보교섭이란 노사가 서로의 주장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교섭을 끝내거나 무교섭으로 임단협을 끝맺는 것. 구미, 포항 등에서는 '양보교섭' 바람이 이미 시작됐다.

 

 

대구노동청에 따르면 포항의 내화벽돌 제조업체인 포스렉 노동조합이 13일 올 임단협을 사용자 측에 무교섭 위임하기로 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산업 및 일반식품 포장용 필름 생산업체인 ㈜필맥스 노사도 지난달 중순 올해 임단협을 회사에 위임한 것은 물론, 노사평화 선언식까지 하면서 사실상 올해 임단협을 타결했다.

 

 165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 회사 전성진 노조위원장은 "임단협에 드는 수고를 생산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방위산업체인 구미의 LIG넥스원도 지난달 올해 임단협을 무교섭으로 타결했다.

 

원종도 노조위원장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사화합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노총 구미지부 이경열 기획부장은 "상당수 기업체들이 올해 임단협을 조기에 타결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임단협은 6, 7월에 타결되지만 올해는 이같은 분위기로 임단협 기간이 2, 3개월 정도 단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권에서도 설 연휴가 끝난 이후 '양보교섭' 바람이 나타날 것으로 대구노동청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가 하락기에 접어든 지난해 대구경북에서는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손실일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노사가 양보교섭을 할 경우 우대금리 적용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산업별노조인 동시에 대구경북에서도 가장 큰 조직력이 있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양보교섭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금삭감 등 노동자에 대해서만 일방적 책임을 전가하는 교섭에는 임할 수 없다는 것.

 

금속노조 대구지부 이광우 지부장은 "지금의 위기 책임을 모두 노동자들에게만 돌리면서 임금삭감 등에 응하라고 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금속노조는 조만간 올해 요구안을 확정지을 것이며 일방적 양보교섭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대구에 9곳 2천500여명, 포항에 7곳 450여명,

 

구미에 3곳 968명, 경주에 16곳 2천430여명 등 대구경북 30여곳 제조업체 6천여명의 노동자가 가입해 있는

 

최대 산별노조여서 이들의 행보가 올해 양보교섭 확산 여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행진곡  한국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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