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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01회 작성일 2008-05-08 09:41
[조선일보] 방과후 학교 '맞춤형 강의'열기 - 중앙고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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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연남동 경성고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끝나고 방과후 수업이 시작되면 3개 그룹으로 나뉜다. 전교 100등까지의 상위권, 100~200등 'in seoul'(서울지역내 대학) 목표 그룹, 그리고 200~300등까지다. 학생들의 실력과 대학 위치를 맞춰 분류한 것이다.

교사들이 최근 특별관리에 들어간 것은 상위권이 아닌 나머지 두 개 그룹 학생들이다. 교사가 학생을 일대일로 지도해 주기 위해 100등 이하 두 개 그룹 중 공부할 의지가 강하다고 판단된 30명을 모아 A반·B반 두 개 반을 따로 만들었다. 이들은 별도의 교실에서 주요과목 심화강의를 듣고, 담당교사로부터 진로지도도 받는다.

김효진 교사는 "공부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중·하위권 아이들은 교사가 조금만 신경 쓰면 확 달라진다"며 "학교 자율화와 맞물려 앞으로 A·B반 규모를 점차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교육 당국이 '학교 자율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학교들은 정규수업 이외 시간에는 우수반 등을 만들어 본격적인 진학경쟁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각 학교들이 우수 학생뿐 아니라 중·하위권 학생들을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는 그전까지만 해도 교육청의 '제재 대상'에 속했던 것으로 전과목 총점에 의해 우수반 등을 편성하는 학교는 많지 않았다.  


서울 월계동 염광고가 그런 경우다. 수업이 끝나면 이 학교 학생 수십 명은 두 개의 공부방으로 나뉘어 자율학습을 준비한다. 하나는 학년별 최우수학생 8명씩을 묶은 우수반이고, 나머지 한 반은 학습 부진 1학년생 60명을 모아 놓은 반이다.

학교가 두 반 아이들을 위해 1년 예산으로 책정해 놓은 돈은 3000만원. 학습 부진 학생들에게는 교사들의 '완전 기초부터 시작하는' 밀착강의가, 우수반 아이들에게는 외부 강사 강의와 무료 참고서 등이 제공된다.

이 학교 김정칠 교감은 "주변 중계동보다 교육여건이 열악해, '어떻게든 진학률을 올려달라'는 동문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중앙고의 경우, 전교생을 내신성적과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에 따라 3개반으로 나눠 방과후 보충·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학년별 상위 10%(120명)는 '웅원반'으로 묶어 국어·영어·수학과 심층 면접을 지도하고 별도 공부방도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중위권으로 구성된 성신반 학생들과, 하위 10% 용견반 학생들 역시 따로 모여 교사들의 맞춤형 강의를 듣는다.

서울 인창고는 최근 모의수능 성적으로 학년당 15등까지 우수반으로 묶어 이들을 위한 진로지도와 방과후 수업을 진행 중이다. 교사가 이들에게 과제를 주면, 2~3명이 한 조가 돼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학교는 지원 대상 학생을 대폭 늘리고 이중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용 기숙사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학부모 이모(여·48)씨는 "정규 수업에서 수준별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방과후라도 수준별로 반이 나뉘어야 아이들이 서로 자극 받게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학교들의 방과후 우열반 편성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우수반에 속하지 못한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하고, 진학만을 위한 경쟁으로 학생들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어떤 교사가 공부에 뜻이 없는 애들 붙잡고 기초부터 가르치고 싶겠나"며 "우수반에 유능한 교사진이 집중돼 또 다른 차별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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