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교우님들께 올립니다. - 조희연(66회) 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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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우님들께 올립니다.
안녕하십니까. 66회 조희연입니다.
엄청난 성원을 보내주시고 큰 후원도 해주신 교우님들 덕분에 서울교육감으로는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많이 늦었습니다만 이렇게 글로나마 중앙교우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제 앞으로의 새로운 4년의 계획을 정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4년 선거를 통해 첫 취임한 이후, 자사고 문제가 제기되어, '자사고를 통해서 과거 명문사학의 전통을 되살리기”를 바랬던 모든 교우님들께 큰 실망을 주었던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정책 기조를 지니고 있기에, 거의 모든 교우들이 동일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자사고와 관련한 이 문제는 현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기에 그리 쉽게 해결될 정책은 아니라는 것이 제게는 더 큰 걱정입니다. 서울시 교육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권한으로는 어떤 방식이든 저의 나름대로 실행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따라서, 저는 몇몇 다른 시도 교육감들과 연대하여 자사고를 비롯한 특수고에 대한 지정 및 취소 등의 권한을 해당 교육청으로 이관하는 것을 요청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리 쉽게 성사될 것이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민족이 설립한 유일한 명문 사학인 우리 중앙고가 처한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종로구”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고의 경우에 적용할 배정 가능한 학생 숫자가 워낙 적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커다란 덕목인 현대 사회에서 일괄하여 한 가지 규정을 모든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때로는 위험한 발상인지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흡하지만 저를 믿고 계속 성원해 주시고, 혹시 잘못 생각하는 부분은 교우로서 따끔한 질책도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아마도 제가 제시하고 추진하는 다른 정책에서는 크게 이견이 없고 공감이 오히려 클 것이라 믿습니다. 이는 고교 시절부터 쌓아온 훌륭한 인성 교육이 그 바탕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제 자신의 타고난 성격도 영향이 있겠습니다만 몇가지 정책을 빼놓고는 크게 무리하지 않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나름, 대부분의 학교 관련자들이 내리는 평가가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어쨋든 선후배 교우님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면서, 교육선진국을 향해서 서울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이 발돋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크고 작은 교우회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여 교우님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자주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앙, 화이팅!
2018년 7월 9일
66회 조희연 올림
조희연(66회) 교우님으로부터 전달 받는 내용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