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시험지 유출한 광주 고교생, 서울대 꿈꾸던 전교회장”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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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으로 시험지 유출한 광주 고교생, 서울대 꿈꾸던 전교회장”
입력 2022.07.29 09:09
교사의 컴퓨터를 해킹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 문답을 빼돌린 고등학생이 전교회장에 당선되는 등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불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 대동고 2학년생 A군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답안지 유출한 두 친구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기로 학교에서 유명한 친구들이었다”며 “원래 모범생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A군은 “한 명은 전교 7등, 다른 친구는 20등 하던 친구였으니까 둘 다 성적이 상위권이었다”고 했다. 전교 7등이던 B군은 1학년 때 전교부회장을 했고, 2학년이 되면서 전교회장에도 당선됐다. 이 학생은 컴퓨터를 잘해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두 학생은 이전에도 성적이 잘 나오기는 했지만, 전교 20등 하던 C군은 이번 기말고사에서 유독 성적이 올랐다고 한다. A군은 “전교회장한 친구는 원래 1등급이어서 이번에도 1등급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며 “20등 하던 친구가 기말고사 때 아예 전교 1등을 해버렸다”고 했다.
C군은 처음에는 억울하다는 태도였다고 한다. A군은 “처음에 경찰 조사에서도 뭐가 안 나왔을 때 20등 하던 그 친구는 ‘억울하다’면서 학교에서 울었다”며 “축구도 더 하고, 놀 거 다 놀고 했으니까 아이들 입장에서는 알고 나니까 더 소름 돋았다”고 했다.
그는 “1차적으로 당연히 학생들이 잘못한 건 맞는데 학교와 교육청에서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보안에 신경 쓰고 책임져주면 고마울 것 같다”며 “(부정행위) 안 하는 애들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로 입건된 대동고 2학년생 2명은 늦은 밤 교무실에 침입해 교사들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었다. 주기적으로 교사의 노트북 화면을 캡처한 이들은 사진 파일로 출제 작업 내용을 빼냈다. 이런 방식으로 올해 치러진 중간고사 7과목, 기말고사 9과목 등 16과목의 문답을 빼돌렸다.
시교육청은 두 학생이 퇴학 조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 생활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들에 대한 퇴학, 전학 등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퇴학이 결정될 경우 학생들의 최종 학력은 중졸이며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선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