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의 시 <노숙>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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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301회 작성일 2007-09-29 23:01
김사인의 시 <노숙>

본문

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 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였으니

어찌하랴

좋은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는 날도 있는데(살다가 혹간 혹은 인생이 꼬여서 더 자주. 그러니 자살하는 사람들도 생기겠지요.) (돈이 꼬여서 도산한다든가 생업을 완전히 잃든가)  바라보이는 것은 그저 진땀과 악몽의 날일 때 이 시를 읽으면 위안이 될 듯 싶어 올립니다. 동병상련은 진한 거거든요. 

 

김사인: 55년생. 신동엽 창작기금과 현대문학상을 수상. 동덕여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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