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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339회 작성일 2007-03-10 00:00
“항상 밝았던 민지가 급식비도 못낼 형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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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밝았던 민지가 급식비도 못낼 형편이라니…”
학교는 가난하다<4>
서류상 기초생활수급자 아니면 정부 지원서 제외
‘방과후 학교’도 못가 “학원가는 친구가 부러워요”
김연주기자 carol@chosun.com
정혜진기자 hjin@chosun.com
입력 : 2007.03.08 00:21 / 수정 : 2007.03.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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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작년 12월 경남 B 중학교에 다니던 이민지(가명·16)양은 2학년 겨울방학을 시작할 무렵 담임 교사에게 불려갔다. 급식비가 1년이나 밀린 탓이다. 민지는 매달 급식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곧 낼 거예요”라며 웃기만 했다. 담임 교사는 민지가 6개월간 같은 대답만 반복하자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락은 전혀 닿지 않았고, 민지는 이때에도 “곧 내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다 작년 말 민지의 고모로부터 전화를 받은 교사는 깜짝 놀랐다. 민지의 부모들이 1년 전 이혼하면서 생활력이 없는 고모에게 민지를 남기고 연락을 끊어버렸던 것이다. 담임교사는 “항상 밝기만 한 민지가 그럴 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지는 정부로부터 급식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가정(한쪽 부모하고만 함께 사는 경우)이 아니었다. 때문에 담임 선생이 사정을 눈치챌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담임 교사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급식비 낼 돈이 없다’고 말하기는 죽기보다 싫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는 1년 전 3학년에 올라가자마자 자퇴했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중학교 졸업생 김선진(가명·16·서울 강서구)양은 지난달 졸업식 때 걱정이 많았다. 졸업을 하려면 밀린 학교운영 지원비 18만4000원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집을 나간 부모는 1년 전부터 소식이 없고, 할머니도 다리를 다쳐 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류상으론 부모가 있어도 속사정은 곪을 대로 곪은 것이다. 김양은 졸업이 가까워 와서야 교사에게 ‘집안 사정’을 털어놨다. 이 학교엔 김양처럼 서류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16명에 달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발전기금 200만원으로 애들의 학교운영지원비 미납분을 충당했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서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死角)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아직도 많다. 기초생활수급자로도 등록되지 못해 급식비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등의 각종 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학생들이다. 최저소득층인 기초생활 수급자보다 한 계단 위의 계층에 속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중 ‘방과후 학교’ 지원을 못받는 아이는 50만명 가까이 된다. 일선 학교 관계자들은 “학교발전기금이 아니면 이런 아이들을 도울 길이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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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서울의 한 중학교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급식을 받고 있다. 아직도 학교에는 급식비 지원을 못 받는 아이들이 많다. /주완중기자 wjjoo@chosun.com



  • 올해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간 이송미(가명·9·서울 강서구)양도 이와 같은 경우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학교’는 1~3학년만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방과후 학교프로그램 예산으로는 ‘1~3학년’ 혹은 ‘4~6학년’ 가운데 하나만 운영할 수 있다.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을 다닐 형편도 안 되고 장사를 하는 부모는 늦게야 집에 들어온다. 이양은 “학교수업 마치고 학원에 간다는 친구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각종 지원대상에서 빠진 아이들에겐 그 흔한 컴퓨터 사용도 쉽지 않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전북 L초등학교 김상호(가명·12)군은 학교에서 컴퓨터 숙제만 내주면 시무룩해진다. 텃밭을 가꿔 벌어들이는 소득으론 컴퓨터 구입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학교에서 ‘저소득층 컴퓨터 지원사업’ 대상에 상호를 포함시켰지만 결국 제외됐다. 상호를 버리고 어디론가 도망간 상호의 부모가 서류상으론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자격미달이 된 것이다. 상호의 담임 교사는 “정부가 지원한 컴퓨터가 한 대뿐이라 상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학교에서 ‘돈’이 들어가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 경남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학여행을 갈 때 ‘가정형편’을 불참 이유로 적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20만원이 훌쩍 넘는 교복비도 이들에겐 부담이다. 서울 강서구 한 중학교 교사는 “동사무소를 돌아다니며 교복비 지원을 부탁한 적도 있는데 잘 안 되더라”며 “학교발전기금으로 아이들의 이런 기초적인 부분이라도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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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급식비도 없어 급식을 제대로 못받는 학생들도 있다. 어느 한 중학교의 급식장면/주완중기자

댓글목록

(中) 작성일
춥고 배고픈 아이들이 이리도 많다니..비만이라고 살 빼느라 온 세상이 난리들인데...한끼도 못 먹는 우리들의 미래아이들을..여러분, 진정 도울길이 없을까요 ? 그 한끼 밥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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