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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97회 작성일 2021-03-31 20:11
코로나 핑계로… 교원평가 또 건너뛰자는 선생님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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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핑계로… 교원평가 또 건너뛰자는 선생님들

작년에도 “코로나 부담크다” 안해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최모(44)씨는 “코로나로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하는 작년과 올해가 아이에게 ‘잃어버린 2년’이 될까 걱정된다”면서 안절부절이다. 그는 “1년간 학습이 사실상 ‘공백’인데도 교사들이 잘 챙기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이 많지만 속으로 삭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의 학습 지도와 생활 지도를 평가해 수업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된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지 말자고 교육감들과 전교조 등이 요구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코로나로 학력 격차가 커진 올해가 어느 때보다 더 교원평가가 필요한 시기”라며 “어떤 평가도 받기 싫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수업·생활지도 평가하는 유일한 통로”

교원평가는 전국 초·중·고교 모든 교사(교장·교감 포함)를 대상으로 해마다 9~11월 사이 시행돼 왔다.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 조사, 동료 교원 평가 등 3개 평가로 이뤄진다. 학생과 학부모 조사는 온라인 설문조사다. 예컨대 ‘선생님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합니다’라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그렇다·보통이다·그렇지 않다·매우 그렇지 않다 등 5점 척도로 답하는 식이다. 평가 지표는 학습 환경 조성, 평가 내용 및 방법, 기본 생활 습관 지도 등 6가지이고, 이 외에 ‘교사의 좋은 점’ ‘바라는 점’ 등은 자유 서술한다. 학생 만족도 조사도 학부모 조사와 같은 방식이다. 학교별 조사 결과는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에 대한 학생 만족도 평균 4.19점’ ‘개별 학생 특성 파악에 관한 학부모 만족도 평균 4.47점’ 등 지표별로 매년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돼 누구나 볼 수 있다. 교원평가는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도입을 검토했다가 교사 반대로 보류되다 학부모 여론이 확산하면서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시행됐다. 박소영 정시확대추진 전국학부모모임 대표는 “교원평가에서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부실 수업과 무성의한 생활 지도를 평가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라며 “교원평가 유예는 학생과 학부모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교조 “교원평가는 적폐… 폐기해야”

지난해 교원평가는 시행 10년 만에 처음으로 시행되지 않았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의회)가 코로나 상황에서 교사들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교원평가 유예를 요구했고, 교육부가 받아들였다. 그런데 교육감협의회는 올해도 “교원들 업무 부담이 늘고 사기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이를 유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원평가는 사라져야 할 대표적 교육 적폐”라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총도 “올해 교원평가를 유예하고 현행 방식의 평가는 폐기하고 새로운 평가를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교원 단체들이 교원평가 폐지에 한목소리로 나서는 이유는 낮은 평가를 받은 교사는 능력 향상 연수를 받아야 하기 때문. 이를 두고 교총 등은 “강제 연수가 교단 갈등과 사기 저하만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코로나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게 걱정인데 교육감들과 교원 단체들이 교원 평가도 하지 말자고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초4 학부모 김모(40)씨는 “올해 실시간 화상 수업을 늘렸는데도 하루 2시간이 전부”라며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 지도를 제대로 했는지 평가해야 수업의 질도 높이고 코로나 학력 격차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평가 거부는 교육의 책무성 포기”

교육계에서는 2년 연속 교원평가를 하지 말자는 주장은 어렵게 정착한 제도를 흔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방역으로 교사들 업무 부담이 너무 크다면 교원 평가의 세 가지 요소 중 동료 교원 평가는 빼고 학부모와 학생 만족도 조사만 해도 되는데, 전부 하지 말자는 것은 지나치다는 태도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기초학력이 추락하고 있는데 교원평가를 폐기하자는 주장은 교육의 책무성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배신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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