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대머리이야기' 가 출간되었습니다. (79회 양요나)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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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조회 532회 작성일 2006-01-08 00:00
'요나의 대머리이야기' 가 출간되었습니다. (79회 양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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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대머리이야기' 가 출간되었습니다.


요나의 대머리이야기

정 가 : 9,900원
2005-11-19 | ISBN 899074234X
118 쪽 | 2도
출판사 : 정글프레스

소개
안녕하십니까? 양요나입니다.
제가 이번에 "요나의 대머리이야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몇 번씩 읽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이야기로 빠져든다. 대머리인 자기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을 아주 즐겁게 생각하지만 그건 그렇게 재미있는 일이 아니다. 이제 머리가 없는 것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낯설 때도 있다. 슬픔을 즐기고 또 즐겁다. 머리가 없기 때문에 허전하지만 허전하지 않다. 이렇게 알 수 없고 엉뚱하기 까지 한 철학자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머리 이야기는 언제나 슬프지만 슬픔을 즐긴다. 큰 총알이 머리를 스치며 머리를 몰아갔다. 머리카락으로 보호 받는 머리는 언제나 생각만을 한다. 머리카락이 빠져 없어진 머리는 피부의 역할을 하게 된다. 머리의 피부로 외부와 그대로 접촉하고 느끼게 된다. 생각만 하던 머리가 느끼기 시작한다. 누구나 있어야 하는 머리카락이 없음은 나에게 있어야 할 무엇이 없는 허전함이다. 누구나 허전함을 알고 있다. 대머리는 허전함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느끼고 살아가는 인간이다.
 
지은이 : 양요나
그는 1970년생, 전형적인 B형의 대머리인 남자다. 그의 이름만 듣고 다소곳한 여자인줄 알고 전화가 온다. 그리고 뚝 끊는다. 그는 직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철학자 그래서 디자이너라고 답한다. 가장 관념적이면서 가장 물질적인 직업을 함께 가지고 있다.
계원조형예술대학 겸임조교수, 양디자인(www.yonas.co.kr)대표
 
목차
1. 황당하다
머리가 많았다, 다 빠져나갔다, 치지직, 차다, 허걱, 번쩍, 남는다, 척, 아프게 뚫리다, 묶다
2. 붙잡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붙들고 싶다, 가슴털 뽑아서, 풀기 힘들다, 숙이고 올려본다, 나다, 분노, 성형, 연구, 절망
3. 익숙하다
나만 없다, 공간 연결, 빼기에 강하다, 무심코 딱다, 익숙하다, 그냥, 잰다, 많다, 에네르기파 놀이,
수영장
4. 즐기다
바람을 가르다, 만남의 장소, 뭐가 더 빛날까, 심을까, 반갑다, 떠나다, 시원하다, 공기는 있다, 우주는 둥글다, 남기다
5. 자랑스럽다
낭비가 없다, 훌쩍, 땅 별, 떼다, 고정, 배영, 안테나, 장보기, 붉은 피, 다가오다 고맙다
 
책속으로
황당하다 (8page)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동네 할머니가 예쁘다 하시며 손가방에서 말랑한 크림빵 하나를 꺼내어 주셨다. 책가방 안에 든 책들을 꺼내 겨드랑이에 끼고 헐렁한 가방 안에 크림빵을 여유 있게 눕혀 놓고 가뿐한 가방을 메고 집으로 왔다. 배가 고프지만 지금은 먹고 싶지 않다.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가득한 배 안으로 크림빵을 께끔께끔 씹어 넘기며 고소함과 달콤함에 그 동안 힘들었던 나의 인생을 보상받고 싶었다.
책상 맨 아래 제일 큰 서랍에 맨 위에 올려 놓았다. 완전히 숨기려면 옷장이나 서랍의 물건들 밑에 깔아 놓아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크림빵은 금새 짜부라져 버린다. 들킬지는 모르지만 넓은 공간에서 가득 숨을 쉬도록 놓아 두었다. 크림빵을 먹는다는 생각때문에 누군가 내 빵을 먹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만약, 내 동생이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더라도 짜부라지도록 숨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먹어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크림빵은 그때 그 모양으로 먹어야 했다. 그것은 운명이다.
저녁을 듬뿍 먹었다. 아버지가 오셨다. 아버지가 이렇게 일찍 오실 줄 알았으면 조금 기다렸다 같이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한번 안 했던 생각이다. 아버지 양손에는 두껍고 하얀 비닐 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득하면서 풍성함이 조금은 무거울 정도였다. 한쪽에는 크림빵 20개 , 다른 쪽에는 단팥빵 20개다. 갑자기 개똥같은 눈물이 흐르면서 엉엉 울었다. 어머니 아버지는 영문도 모르시고, 입안으로 크림빵을 밀어 넣으시며 울지 말라고 하신다. 크림빵이 입안으로 밀려 들어오고 맛이 느껴지자 나는 울음을 그치고 먹기 시작했다. 크림빵 5개와 단팥빵 2개를 눈물과 함께 먹고는 입을 한껏 벌리고 한 20분 정도 허허 숨을 쉬다가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다음 날 배부름이 남아 느려질 대로 느려진 몸으로 학교에 갔다 오니 어머니가 방을 치워 놓으셨다. 방바닥에 가득했던 만화책들이 어디런가 사라졌다. 서랍이 묵직하게 열린다. 여기 있다.
10년이 지났다. 책상이 너무 오래되어 바꾸기로 했다. 서랍을 책상에서 빼내 뒤로 엎는다. 작은 서랍들은 자주 뒤집었지만 큰 서랍은 처음이다. 서랍에서 비닐에 쌓인 납작한 물건이 방바닥에 떨어져 바로 착 밀착한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해석이 불가능하다. 이 물체가 무엇인가? 무섭기까지 하다.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 보지만 무언지 모르겠다. 뒤집어 본다. 크림빵이라는 글자가 메마르게 남아있다. 조금만 건드려도 크림빵의 하얀 글자는 부서져 날아갔다. 크림빵이다. 지금은 그냥 황당하다.
이 빵은 크림빵이다. 하지만, 먹을 수 없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나와 함께 있었던 크림빵을 버릴 수도 없다. 먹을 수도 버릴 수도 없음이 황당하다. 그냥 두었다가 다른 책상이 들어왔을 때 맨 아래 서랍 맨 아래에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잊고 산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많은 일(머리를 지키거나 나게 하려는)들을 계획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게 황당해 하면서 잊고 산다.
 
 
 
 
 

댓글목록

(中) 작성일
나의 동기 요나가 책을 냈네... 추카추카... 나도 어제 탈고했는데... 2월에 책나오면 알려야겠다. ㅎㅎㅎㅎ
(中) 작성일
난 해커를 잡아라,, 사이버수사관입문서야... 좀 어렵지만...ㅎㅎ
(中)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성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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