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배우 황정민, <font color=blue>이승철(66회)</font> - 경향신문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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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9회 작성일 2005-12-31 00:00
[여적] 배우 황정민, <font color=blue>이승철(66회)</font>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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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배우 황정민
입력: 2005년 12월 29일 18:17:08icon_flower.gif : 4 icon_stone.gif: 0
 
유행어는 시대의 자화상이다. 그래서 해마다 연말이면 신문들은 유행어들을 골라내 한해를 뒤돌아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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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 하세요’(영화:친절한 금자씨) ‘됐거든’(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그 까이꺼~ 뭐 대충~’(KBS 개그 콘서트),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하지 않았다’(가수 김상혁) 등등…. 올해 유행어들은 어느 해보다 한결같이 냉소적이다. 그만큼 남을 비꼬고 냉소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올 한해 우리가 분하고 우울했다는 얘기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월화수목금금금’도 거짓과 배반의 대명사가 됐다.

그런데 어둠이 깊으면 빛은 더욱 빛나는 것일까. 한달전 나온 영화배우 황정민의 수상소감이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황정민은 지난달 말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받고는 자신을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 중 하이라이트는 “60여명의 스태프들이 밥상을 차려 놓으면 배우는 밥만 먹으면 된다. 그런데도 스포트라이트는 저 혼자 다 받는다”라는 대목이다.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상을 바치겠다”는 부분은 주부들을 감동시킨다.

수더분한 모습의 황정민이 눈물을 짓누르면서 어눌하게 내뱉는 목소리에는 기름기가 전혀 없다.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영화판 사람들의 얼굴이 묻어났다. 그의 수상소감이 처음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뒤늦게 힘을 발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성싶다. 영화판의 스태프처럼 밥상을 차리는 수고를 하고도 지도층에 의해 끊임없이 배신과 무시를 당해온 대중들이 그의 말 속에서 위안을 찾는 듯하다.

황정민은 모 증권회사가 재빨리 수상장면을 광고로 이용하면서 내놓은 돈 중 3천만원을 스태프들에게 내놓았다고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황정민이 새해에도 허울뿐인 스타가 아니라 대중과 함께 하는 진정한 ‘배우 나부랭이’가 되길 바란다. 우리도 허상뿐인 우상을 쫓아 다닐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황정민과 같은 마음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이승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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