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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2005-12-01 00:00
[기고] 카스피海가 부른다, <font color=blue>문하영(66회)</font> -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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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카스피海가 부른다




지금 세계적으로 석유자원이 고갈됨에 따라 중동에 이어 중앙아시아 카스피해 연안이 석유와 가스자원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카스피해 연안에는 약 3000억배럴의 석유, 65조큐빅피트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 카스피해 석유자원의 중심에 아제르바이잔이라는 국가가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비록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구 830만명의 카스피해 연안 국 가로 수도는 고대 동서양을 연결했던 실크로드의 유명한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인 바쿠(Baku)다.

이 바쿠에서 한국은 지난 10월 17~20일 '한국 영화제' 행사를 개최했다.

우리에게는 낯익은 영화들인 '공동경비구역 JSA'편지' 등 총 4편의 한국영화들이 상영됐다.

한국 영화를 처음으로 접하는 아제르바이잔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진지했고, 한국 문화에 한껏 고무된 듯 보였다.

아제르바이잔 방송 및 언론들은 행사기간 내내 한국 영화제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아제르바이잔 정ㆍ관계 주요 인사들은 "이제 아제르바이잔은 한국의 매력에 갇혀 살게 되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한국 가전제품들이 집집마다 놓여 있고, 젊은이들이 한국산 휴대폰을 사용하는 데다 이제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한류열풍까지 불어오는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카스피해 연안의 석유자원 개발에 참여할 필요성은 절실하다.

한국은 서구 열강, 일본, 중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전세계적으로 석유와 자원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과 협력을 벌이고 있으며 카스피해 연안은 우리가 도전 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도 한국 진출에 호의적이다.

아제르바이잔 경제는 몰려드는 원유판매 대금으로 인해 지난해 18% 성장률을 기록했고 금년에도 20% 성장이 예상된다.

나아가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내년부터 연 200억달러 이상의 석유판매로 번 돈 사용처를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 안에 아제르바이잔 경제규모는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석유수출 대금으로 도로, 통신, 발전소 등 국내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노력하는 한편 가스에만 의존하던 단조로운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제조업, 건설업 및 IT 분야 등으로 경제 다변화를 적극 추구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기회가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경제체제도 상당히 개방적이며 알리예프 대통령, 맘마디아로프 외무장관 등 모든 유력한 정ㆍ관계 인사들이 한국을 아시아적 정서를 공유하는 이상적이고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윈-윈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제르바이잔 국민들은 한국을 오래 전부터 좋아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태권도 지부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민 정서에 따라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내년중 서울에 상주 외교공관을 설치할 방침을 확정했다고 우리 측에 언급하고 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은 민족적으로는 우리와 같이 고난의 역사와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어 정서적으로 우리와 참 가까운 나라이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에 합병되었다가 독립하기를 반복하였고, 지금도 이란에 2000만명이 넘는 아제르 인이 살고 있으나 영원히 민족통합을 이루기는 어려운 나라다.

아제르바이잔은 자신들의 원유와 경제개발을 영국, 미국, 일본, 그리고 지역 강국인 터키에 많이 의존하고 있으나 한국같이 유망한 국가를 친구로 하여 든든한 외교 지원을 확보하고 경제협력을 돈독히 함으로써 국가를 더욱 안정시키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카스피해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IT산업 선진화, 도로건설 등 각종 아제르바이잔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사업 참여 등을 통해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간 관계가 앞으로 윈-윈 협력관계로 발전되어 나갈 여지는 거의 확실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아제르바이잔 석유개발 참여 그리고 경제 협력 확대는 바로 지금이 적기다.

돌다리를 더 두드리다가는 발빠른 국제자본에 카스피해 개발이익을 모두 빼앗겨버릴 수 있다.

때마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초청으로 맘마디아로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이 한ㆍ아제르바이잔 양국 관계 증진방안 협의를 위해 11월 29~30일 공식 방한했다.

또 내년부터는 양국 고위인사 간 교환방문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제르바이잔 국민 사이에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이 가세하면 자원의 보고이자 세계 전략의 요충지인 카스피해 지역과 아제르바이잔은 우리에게 아주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는 시장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올 것이다.

아제르바이잔과 중앙아시아 카스피해 연안지역에 대한 우리 국민 여러분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문하영 駐우즈베키스탄ㆍ아제르바이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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