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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515회 작성일 2005-10-04 00:00
제2회 중앙등반대회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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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중앙등반대회에 즈음하여, 법률신문에 모 인사가 쓴 글을 실어 등산의 정신적, 육체적 효용성에 대하여
 
알리고자 합니다. 나름대로 등산에 대한 철학이 있는 인사로 보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목은 등산과 인생입니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다가 이제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무언가 허전하고 몸의 조화가 깨어지는 것 같아 거의 습관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었으니 운동에 중독이라도 된 듯하다.
 
운동 중에서도 조깅과 등산은 씹으면 씹을수록 새로운 맛이 나는 음식처럼 하면 할수록 참으로 쫄깃쫄깃한 맛이 우러나는 좋은 운동이다.
 
예전에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흔했고, 그런 시절에는 너 나 없이 너무 못 먹어서 뚱뚱한 사람을 보면 '사장님'이라고 하면서 부러워들 하였다. 살이 찐 사람은 대개 부자였고, 주위에 살찐 사람은 드물어 바싹 마른 사람들 밖에 없었으니 그럴 법도 하였다.
 
그것이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불과 30여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살이 너머 쪄서 주체를 못하게 되어 어떻게 하면 살이 찌지 않을 수 있을 지 또는 찐살을 뺄 수 있을 지에 대해 모두들 고민하고 있으니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야 할지...다이어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일상어가 되어버렸으니 그만큼 세월이 좋아졌다고 해야겠다.
 
살찐 사람을 부러워하던 시절에는 가난의 상징이던 보리밥, 감자, 옥수수, 나물류 등이 지금은 건강식의 대표격이 되고 일년에 몇 번 먹어볼까 말까하는 '이밥에 고깃국'이 기피의 대상이 되었으니 이제 일반인에게는 살찌지 않는 건강법이 일상의 화두로 대두한 세상이 되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잘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희한한 것들이 판치고 있다.
 
우유를 사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건강하고 산삼을 사먹는 사람보다 산삼을 캐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처럼 별난 건강식을 찾기보다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건강식이다.
 
운동에 대해서도 그렇다.
 
사람들은 틈만 나면 헬스클럽이다 수영장이다 골프다 하여 별별 노력들을 다 하지만 그런 운동은 돈이 들 뿐만 아니라 투자한 돈에 비해 효과가 별로 없고 지속적으로 하기도 어렵다.
 
그것보다는 경험에 비추어볼 때 지루함만 이겨낼 수 있다면 조깅이나 등산보다 건강을 위해 더 나은 운동은 없는 것 같다.
 
지루함이라는 것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지루함이라는 대가로 날씬한 몸매와 건강을 살 수 있다면 그 값이 너무 싸지 않은가?
 
다른 운동은 모두 상대가 있어 자신만의 생각을 할 겨를이 없지만 조깅과 등산은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 운동을 하는 동안의 지루함을 오히려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선(禪)에는 '묵조선(默照禪)'과 '간화선(看話禪)'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지루함을 이기는것도 선의 한 방법이니 조깅과 등산을 '조깅선' 또는 '등산선'으로 불러도 좋겠다.
 
내가 조깅과 등산을 하게 된 계기는 나도 살찐 사람을 부러워하던 세대인지라 비만을 걱정해서가 아니고 전체적인 신체의 기능이 좋지 않아서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인데, 햇수로 벌써 15년이 넘었다.
 
덕분에 건강이 아주 좋아져서 남들은 술을 끊을 나이에 소주를 2병씩 마셔도 끄떡없는 체력이 되어 지금은 건강으로 고민하는 사람을 보면 서슴없이 조깅과 등산을 권할 정도다.
 
조깅과 등산이야말로 비만인 사람은 날씬한 체형으로, 허약한 사람은 정상의 체형으로 알맞게 다듬어주는 최상의 건강법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으리라.
 
나는 평일에는 6-7킬로미터씩 조깅을 하고, 휴일에는 집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데, 등,하산에 3시간 정도 소요되니 운동량으로 꼭 알맞다.
 
또 가끔 남들이 잘 안가는 새벽과 저녁에 등산을 하기도 한다.
 
남들이 아직도 꿈나라를 헤매는 새벽에 일어나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아무도 오르지 앟는 컴컴한 산길을 오르노라면 이슬에 젖은 풀임ㅍ이 바짓가랑이에 촉촉이 휘감기고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과 졸졸 흐로는 도랑물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심포니는 그 어떤 음악소리보다도 더 정겹다.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싹과 화사한 꽃들이 싱그럽고, 여름이면 무성한 녹음이 불타는 대지를 식히며, 가을이면 만산홍엽이 온 산하를 수놓고, 겨울이면 앙상한 가지와 백설의 침울함이 우리를 침잠케한다.
 
철따라 변해가는 산의 모습이야말로 바로 우리네 인생살이의 굴곡과 기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컴컴한 새벽에 호젓한 산길을 혼자서 올라보라!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어느듯 정상에 오르면 상쾌한 공기에 찌든 폐부가 저절로 씻기는 듯하고, 저 아래로 강물과 들판이 안개에 희뿌옇게 드러나면서 멀리 산봉우리 위로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힘차게 솟아오르는 붉은 해가 눈앞에 펼쳐지니 이 가슴 벅찬 뿌듯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굳이 무릉도원을 찾으려 애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르는 산이 곧 무릉도원이다.
 
바로 이 기분이 우리를 산으로 끌어당기는 가장 큰 매력이다.
 
산마루에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은 우리 미약한 중생들에게 한없는 겸허함과 경건함을 가르친다.
 
새벽등산에 이런 즐거움이 있다면 저녁 등산에는 인생의 마지막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멋이 있다.
 
해거름에 산마루에 올라 붉은 노을을 뿌리면 저쪽 서편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라!
 
한낮을 밝히고 때가 되면 미련없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해를...
 
어찌 득의의 순간이라 교만을 떨 수 있겠는가?
 
해는 그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서도 죽음의 미학이라고나 할 까 온 세상에 또 다른 일몰의 아름다음울 펼쳐 보이고 있다.
 
등산은 이렇게 즐기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등산이라면 그저 높은 곳만을 찾고, 해는 오로지 떠오르는 것으로만 알고 지는 것은 외면한다.
 
산은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그 만큼 내려오는 길이 고달프고, 해는 떠오를 때가 있으면 질 때가 있으며, 일출 못잖게 일몰도 황홀하다.
 
오늘도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서 그저 앞만 보고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오로지 높이 오르려고만 할 뿐 내려오는 길의 고달픔은 생각지도 않으며, 찬란한 일출만 알고 멋진 일몰은 모르는것 같다.
 
앞만 보고 오르다가 내려올 때 실족하여 불명예스러운 삶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일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한번쯤은 잠시 멈추어서서 뒤를 돌아다봐도 좋지 아니한가?
 
태양이 솟아오르는 새벽도 중요하지만 황혼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지혜야 말로 진정한 대지(大智)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등산은 심신을 수련하는 가장 값싸면서도 가장 효능이 좋은 최고의 명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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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구나,    영근아!!    10월8일    북한산에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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