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연 만들어가기...현상은 모두 옛적 연이 있기 때문 이랍니다...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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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조회 482회 작성일 2004-10-24 00:00
좋은 인연 만들어가기...현상은 모두 옛적 연이 있기 때문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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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김범수 대담]"나를 버리면 욕심도 사라집니다"
베스트셀러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로, 또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주지로 유명한 미국인 현각스님(40). 예일대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하다 출가한 '화려한(?)' 이력 때문에 더 주목을 끈 이 벽안(碧眼)의 스님이 한국에서 '아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이가 있다. SBS 김범수 아나운서(36)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만남을 '인연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아나운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0년 SBS에 입사, 현재 [접속, 무비월드]와 라디오 프로그램인 [손숙, 김범수의 아름다운 세상]을 진행하고 있다.   

8359_1_d6_1.jpg 친형제만큼이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 두 사람이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었다. 잔잔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듯했으나 그 속에서 반짝이는 삶의 지혜와 진리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만남 : 미식축구로 통한 인연

현각스님(이하 현각): 인터뷰를 하지 않은 지 6개월이 됐어요. 2년 간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공부에만 몰입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김범수씨와의 인연으로 이 자리에 나왔어요.

김범수 아나운서(이하 김) : 요즘 많이 바쁘실 텐데 인연 따라 와주셨네요. 정말 감사해요. 스님을 처음 뵙고 벌써 4년이 다 돼가요. 2001년 4월, 스님이 주지로 계시던 경북 영주의 현정사에서 처음 뵈었죠? 그때          아내와 함께 갔다가 잠시 스님과 차 한 잔 나누었어요. 그때는 워낙 많은 사람이 절을 찾아와 스님도 저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셨을 거예요. 스님과 선방에서 마주앉아 속내를 털어놓은 것은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였죠. 외국인들에게 현정사를 보여주려고 갔거든요. 사실 현각스님은 제가 오랫동안 오매불망하던 분이었어요. 스님이 쓰신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읽고 많은 것을 깨달았거든요. 저 역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당시 종교적 갈등을 겪고 있었어요. [만행]을 읽으니 제가 고민하던 것을 스님도 똑같이 고민하셨더라고요. 그때부터 스님을 뵙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어요.

현각 : 범수씨는 아주 단순하고 아기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싶어서 수행을 하지만 쉽지 않아요. 또 신심이 깊고, 저처럼 미식축구를 좋아해요. 범수씨가 저를 두 번째 찾아왔을 때 우리는 미식축구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김 : 맞다. 그랬어요. 제가 AFKN에서 미식축구나 농구중계를 들으면서 영어공부를 했거든요. 스님과 두 번째 만났을 때, 스님은 제게 '농구공 이론'을 들려주셨어요. 농구공을 바닥에 내리꽂으면 '탕' 소리와 함께 높게 솟구치잖아요. 그것을 손바닥으로 점차 약한 강도로 두들겨 주면 튀는 높이가 낮아지면서 움직임이 잦아지다가 멈추죠. 우리 마음도 참선을 하다보면 정화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스님은 말씀하셨어요. 그 법문을 들으면서 잠깐 만난 스님에게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부딪침과 갈등 : 집착은 욕심의 씨앗

김 : 요즘 고민이 있어요. 평일에 새벽예불을 못 나가고, 얼마 전 주말에 성북동의 길상사에 가서 절을 했어요. 무엇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제 마음을 내리는 기도를 했어요.

현각 : 올바른 기도예요. 기도의 바탕은 자기 존재에 대한 궁금함이에요. 예수님도 그런 기도를 하셨잖아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기다리며 하신 기도가 "아버지, 왜 저를 버리시나이까?"였어요. 예수님도 자기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돌아가신 거예요. 그런 점에서 범수씨가 절에서 한 기도는 정말 바람직한 거예요.

김 : 인생이 덧없고 헛된 것이라지만, 사람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현실에서 살아야 하잖아요. 직업을 가져야 하고, 욕심도 부리게 되고, 또 어리석은 일도 행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범인(凡人)은 부딪칠 수밖에 없어요. 그건 스님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현각 : 그럼요.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차이는 있어요. 올바른 삶을 실천하고 싶으면 무엇보다도 '왜? 왜? 왜?'를 생각하세요. 왜 먹느냐, 왜 돈을 버느냐 그런 식으로요. 마음방향을 잘 잡으면 올바르게 살 수 있어요. 여기 포크가 있잖아요. 포크는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게 아니에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도구가 될 수도, 사람을 해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어요. 욕심, 돈, 술, 명예 다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마음의 방향을 잘 잡으면 나쁜 일도 좋게 사용할 수 있고, 좋은 일도 나쁘게 사용할 수 있어요. 먹고 살아야 하고 직업도 가져야 하지만 왜 먹는지, 왜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세요. 누구에게 과시하고 싶어서인지 좋은 집에서 살고 싶어서인지 스스로에게 자주 자문해보세요. 그리고 자동차 운전을 잘해야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듯이 마음을 올바르게 잡으려고 노력하세요.   

8359_2_d6_2.jpg 김 : 모든 갈등의 원인인 욕심이라는 게, 가진 상태에서 더 가지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인 것, 즉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게 욕심이야?"라고 의구심을 표할 수 있잖아요.

현각 : 집착하지 마세요. '○○할 뿐이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집착을 하면 욕심을 부리게 돼요. 무엇을 할 때 아무 욕심 없이, 순간순간을 잘라서 사세요. 커피를 마실 때 커피를 마실 뿐, "아, 맛있다" 생각만 하면 돼요. 그게 욕심없는 삶이에요. 나, 너, 주체, 객체, 원한다, 이런 게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욕심이 생겨요.

김 : 어려워요.

현각 : 어렵지 않아요.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할 때 할 뿐' 하면 좋답니다. 그게 나와 우주가 하나되는 상태예요.

김 : 그럼 이 질문은 어때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잖아요. 누구나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 놓이게 되죠. 살다보면 미운 사람이 생기게 되고 싸움도 일어나요.

현각 : 아주 강한 에고(자아)나 이기심을 가지고 있으면 항상 부딪치는 상대방이 있어요. 손뼉 치는 소리가 나려면 두 손이 필요해요. 그런데 강한 '나'라는 한 손이 없으면 소리 나지 않아요. 나, 너, 없으면 부딪침이 없어요.

김 : 맞아요. 스트레스를 받고 욕을 얻어먹고 신경질이 나고 그 감정의 원류를 찾다보면 바로 내가 중심에 있어요. 나의 소유욕, 과시욕, 존재감 등등. '나'라는 존재가 없으면 상대를 불쌍하다고 볼 수 있어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각종 인간관계 속에서 행위와 결과가 있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내게 잘못하면, 그게 다 그 사람의 악업으로 남거든요. 먹은 게 아무것도 없는데 배설물이 나올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그래서 누가 나쁜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라는 말씀이 있는 거예요.

종교-신(神) : 인간은 완벽한 존재

김 : 누가 제게 그래요. 그렇게 오랫동안 기독교 신자였는데 이제 하나님은 버린 거냐고요.

현각 : 아니, 없는 걸 어떻게 버릴 수 있어요? 있다고 생각하니까 버린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없다고 생각하면 버릴 수 없어요. 하나님, 하느님, 부처님,알라, 다 말뿐이에요. 여기 이게 물이에요? 물 아니에요. 우리가 물이라고 이름 붙인 것일 뿐이에요. 인간들은 그런 이름에 집착해 하나님의 진정한 모양을 아무도 몰라요.

김 : 그렇죠. 우리나라에서는 '해'라고 하는 것을 영어로는 '선(Sun)'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죠.

현각 : 이름일 뿐이에요. 종교는 어리석은 거예요. 아플 때 환자가 약을 요구하는 것. 그게 바로 종교예요. 그런데 인간들은 우리가 이미 완벽한 존재라는 사실을 몰라요. 우리 마음바탕은 아주 완벽해요.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그런데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종교를 통해서 그 부족함을 보상받으려 하는 거예요. 종교가 무엇인지 궁금하면 세계 뉴스를 보세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큰 분쟁이 다 종교와 관련된 것들이에요. 조지 부시가 얼마나 독실한 종교인인지 아세요? 그 사람 업무 시작하기 전에 1시간 동안 기도해요. 그런데 바보 같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줍니까. 왜냐하면 그런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 항상 원수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내가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이것 아닌 것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불교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나고, 내가 또 당신이기 때문이에요.

김 : 스님의 계획은 어떤 거예요?

현각 : 그동안 말하는 법문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말하는 활동을 자제하려고 해요. 다 놓아버리고 조용히 공부하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은 집중 기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김 : 전 지금 큰 길에서 방향을 바꾸려는 과정에 있어요. 전 스님과 인연의 끈이 다할 때까지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스님은 전세계에 한국불교의 종을 울릴 수 있는 분이세요. 부디 건강하시고,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을 깨우치시는 스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현각 : 범수씨도 항상 좋은 방향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남을 위한 삶을 살면 큰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남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세요.

글[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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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中) 작성일
아멘!
(中) 작성일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소중함이란.....
(中) 작성일
초월적 가치란 육안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곳에 존재하는 빛에의해 드러나는 비언어적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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