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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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中)
댓글 1건 조회 575회 작성일 2004-09-04 00:00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본문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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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작성일
우리는 모두 저무는 강가에 가서 삽을 씻어야 하지 않을까? 저문 강에 삽을 씻는다는 것은 세속의 때를 씻는 것이니까..삽을 씻는 일은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농부들의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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