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매화와 함께 온 천년고찰 갑사의 봄 | 계룡산 국립공원 자락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갑사(충남 공주)는 '추갑사(秋甲寺)'라 하여 가을이 특히 아름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4월20일을 전후해 갑사를 찾으면 갑사의 봄이 가을 못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계룡산의 특미(特美)'로 꼽히는 황매화가 있기 때문이다.
간밤 비소식에 나만 애태웠군
용문폭포까지 노란 꽃길, 물기 머금고 함초롬히…
5월 초순까지 자태 뽐내 |
 | | ◇ 갑사 진입로인 오리숲을 따라 활짝 피어있는 황매화. |
지난 19일 오전에 찾은 갑사. 전날 밤부터 계속된 비에 행여 꽃이 많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멀리 진입로쪽이 노랗게 물들어 있어 안심이 됐다.
가녀린 가지에 꽃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이 앙증맞다. 비가 막 그친뒤라 꽃잎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황매화의 아름다운 자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주차장에서 시작된 황매화의 행렬은 오리숲으로 불리는 갑사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사찰뒤 용문폭포까지 싱그러운 노란꽃길을 만들어 놓았다. 한가지에 10여송이씩 피어 있는 꽃들이 마치 노란리본처럼 바람에 흔들려 장관을 이뤘다.
황매화를 알아본 방문객들은 물기를 머금고 함초롬히 피어있는 황매화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탐매'에 젖는다. 사찰측에 따르면 매년 4월 중순이면 개화여부를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올 정도로 마니아가 많이 늘었단다.
이진숙씨(여ㆍ34ㆍ서울시 강남구)는 "황매화가 피었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갑사를 찾았다"며 "멀리서 보면 잘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 이쁠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매화를 개나리로 착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피어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개나리처럼 보여 눈길 제대로 주지 않고 지나치기 일쑤다.
황매화는 꽃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매화꽃을 닮았지만 죽도화, 저당화, 산당화라 불리는 장미과의 꽃이다. 꽃을 자세히 보면 매화꽃에 노란물감을 칠한 듯 똑같다. 그러나 다섯개의 꽃잎으로 된 황매화 외에 국화처럼 생긴 겹꽃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겹꽃이 더 많고, 갑사도 겹꽃이 주종을 이뤘으나 2년여 전부터 홑꽃 천지로 변했다. 겹꽃은 진입로 입구 구룡암 약수터 이정표에서 다리를 건너면 있는 황매화군락에 듬성듬성 섞여있는 정도다. 갑사는 오리숲 진입로 주변 1060여평이 황매화로 뒤덮힌 국내 최대 군락지로 4월 중순쯤 꽃을 피운 황매화는 5월초순까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계룡산국립공원측은 4~5월 갑사의 황매화를 계룡산의 특별한 아름다움으로 꼽았다.
백제 아도화상이 창건한 갑사에는 요즘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연등달기가 시작되면서 대웅전 앞이 오색 연등으로 치장돼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사찰에는 고려부도 철당간 및 지주, 갑사 동종, 월인석보 등 보물과 석조여래, 석조보살입상 등 지방문화재가 많고 말채나무, 고욤나무 등 고목들이 하늘을 가리는 진입로는 피톤치트가 샘솟는 삼림욕길이다. 입장료 3200원(성인기준), 주차료 4000원. < 갑사(충남 공주)=김순근 기자 skkim@>
 | | ◇ 겹꽃 |
▶가는길:천안-논산고속도로 남공주IC.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공주방면 23번 국도를 이용해도 된다.
▶여행정보:갑사 입구 상가타운에 식사를 할 경우 무료주차할 수 있어 주차료를 절약할 수 있다. 상가타운내 식당들의 음식들이 무난하다는 평으로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버섯찌개 등이 인기 메뉴. 갑사 가는 길목에 있는 '이화'는 계룡산 계곡물로 양식한 송어요리, '중장가든'은 엄나무백숙이 알려져 있다.
사찰뒤 600m쯤에 있는 용문폭포를 지나 석가모니 진신사리 모셨다는 천진보탐과 신흥암을 거쳐 금잔디 고개~남매탑~동학사를 잇는 4.7㎞, 3시간여 코스의 산행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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