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날 동대문 운동장에서. . .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작성자 (中)
댓글 0건 조회 645회 작성일 2003-05-01 00:00
4월의 마지막 날 동대문 운동장에서. . .

본문

이상하게 요번 게임은 그냥 가벼얍게 이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는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신 대로 9:7 승리. 참 즐거운 내용들의 경기였습니다. 나이트 게임을 하면서 바라보는 경기. 참 좋은 학교를 다녔다는 다시 한번의 생각. 야구장에 오면, 많은 사람들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행복. 어제도 그랬습니다.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는 우리 후배들과 손 가득 아름다운 이야기 거리로 함께 하는 선배님들. 어제는 다른 날과 조금은 달랐다는 생각입니다. 72회 선배님들을 중심으로 모여 앉은 자리 간만에 매회 응원가들이 터져나왔습니다. 나자자 중앙, 야만돌이, 계산골의 왕호랑이, 지축을 박차고. 참 오랫만에 현욱이와 한 야구선수. . . . 오늘 수업이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우리의 김원영 선생님 하시는 말씀. '야 임마, 내일 수업없는 사람 있어!' -졸업생 중 2명이 현직교사였습니다. 참 간만에 기분이 좋으셨던 모양입니다. '야. 내가 모자라면 술 살께. 응원 좀 해 임마. ' 40이 된 나이인데요. 그 말씀이 얼마나 정에 겹던지. 결국, 응원가 한판에 소주 한보따리가 날라왔습니다. 그리고서는 당신께서도 '나는 왜 안주냐!' 하시더군요. 어제는 72회를 중심으로 한 날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참 열심히 많은 이들이 함께 응원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잠깐. 59회 선배님께서 족발을 싸들고 와서 하시는 말씀. '야. 응원 좀 해라.' 그 말씀으로 응원시작하자마자, 홈런 한 방. 참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모여 선 후배들. 그 앞에서 간만에 거기 솟은 우리집을 불렀습니다. 참. 아름다운 학교를 졸업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후배들에게 나도 모르게 '중앙. 잘했어!' 라는 한마디. 누군지는 모르지만, 모자를 벗어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참, 우리는 그렇게 통하는 모양입니다. 어디로 갈까 밤거리를 헤매다가 71회 선배와 간 곳은 또, 72회 호랑이들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동대문 이스턴 호텔 뒷골목은 야구가 끝나면 항상 중앙으로 꽉차 있었는데, 이제는 많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만. . . . 간만에 간 야구장.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야구장에 계시던 항상 이른바 꼽사리(?) 끼시던 분도 이제는 많이 늙으셨더군요. 중앙 주위에 계시선 아줌마들도 이제는 할머니들이 되시고, 제가 생각하기에 처음으로 걸린 '중앙고등학교'플랭카드를 거셨던, 서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흰머리들이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저 역시 중앙중학교 73회니까. 1979년부터 야구장 짬밥 24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배도 불렀고. . . . 그래도, 이제는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렇게 목이 맛이 갔지만 그래도, 참 좋은 학교를 나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결과에 대해서 교무실에는 단순하게 '대 청주기공 전 9대 7 승'이라고 적혀있을 것이지만, 그 문장에는 많은 사연들이 있음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5월 2일 제 양력 생일입니다. 그 날만큼은 저도 교직에 충실해야 하기에 함께 하지 못합니다. 좋은 결과와 시간들이었으면 합니다. 중앙. 화이팅!!!!!

댓글목록

자유게시판


Copyright © www.gyewoo.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