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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2003-05-02 00:00
[분수대] 드레스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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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드레스코드 1991년 10월 23일 저녁, 청와대에서는 노태우(盧泰愚) 당시 대통령이 베푸는 환영만찬이 열렸다. 국빈으로 방한한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몽골 대통령을 대접하는 자리였다. 김영삼(金泳三) 당시 민자당 대표 등 여야 지도자들도 초대받았다. 그런데 金대표를 수행하던 김기수(金基洙)비서가 만찬의 드레스코드(복장 규정)를 일반 정장이 아닌 턱시도로 착각했다. '튀는' 복장 탓에 망신살이 뻗친 金대표는 돌아가는 차내에서 金비서에게 한마디 던졌다고 한다. "한강에나 가서 빠져 죽어라. "-정가에서 옷 얘기가 나올 때마다 곁들여지는 실화다. 예복의 대명사격인 턱시도는 원래 늑대를 뜻하는 인디언 말이다. 1886년 미국 뉴저지주의 턱시도 파크에서 열린 가을무도회에 한 마을 유지가 연미복의 뒷부분을 싹둑 잘라낸 듯한 옷을 입고 등장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영국의 에드워드 7세가 왕세자 시절 인도를 방문했을 때 너무 더운 나머지 상의의 꼬리를 자른 게 시초라는 설도 있다. 요즘은 웬만한 자리에서도 격식에 치중한 턱시도보다는 보통 정장을 선호하는 추세다. 더러 '파격'이 시도되기도 한다. 독일 외무장관 요슈카 피셔가 젊은 시절 독일 헤센주 환경장관이 됐을 때 청바지.티셔츠.운동화 차림으로 선서식에 나선 일은 유명하다. 서경원(徐敬元) 전 의원이 88년 13대 국회에 흰 두루마기에 고무신을 신고 등장한 것도 화제였다. 일본 이와테(岩手)현 의회는 지난달 의원선거에서 당선한 '더 그레이트 사스케'라는 이름의 복면 레슬러가 오는 6일 가면을 쓴 채로 등원하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시끄럽다. 우리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이 '마음놓고' 바지를 입기 시작한 것은 여성 11명이 원내에 진출한 15대 때였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에야 여성 의원들의 바지차림을 허용했다. 복장에 관한 한 보수적이고 성차별적 요소까지 있던 국회라지만 엊그제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의원선서를 하러 나온 건 좀 과했다. 국회법(24조)이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명문화했듯이 의원 선서는 동료의원 이전에 전국민을 앞에 모시고 치르는 신성한 의식이다. 일견 참신해 보이는 해프닝이지만 일의 앞뒤를 따져보면 정교하게 계산된 이벤트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혹시 '코드'를 맞추기 위해서였나. 노재현 국제부차장<jaiken@joongang.co.kr> 2003.04.30 18:53 입력 / 2003.05.01 09:02 수정 2003 Joins.co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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