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과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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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blue> <big>'아들美국적' 정연주 KBS사장후보, 상류층 美국적 맹비난</big> </font>
“병역면제는 자녀의 미국 국적 취득 등과 함께 우리 사회 특수계급이 누려온 ‘특권적 행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터다. …장상 총리 인준 거부는 특권적 행태를 보이는 인사가 고위직에 갈 수 없다는 좋은 교훈을 주면서 부자들의 잔치에 경종을 울렸다.”
KBS사장 후보로 임명 제청된 정연주(鄭淵珠·사진) 전 한겨레 논설주간 두 아들의 미국 국적과 병역미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씨가 지난해 8월9일자 한겨레신문에 쓴 칼럼 ‘부자들의 잔치’에서 상류층 자제들의 병역면제와 미국 국적 취득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당시 칼럼에서 장상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준을 받는데 실패한 이유에 대해 “본인은 여러 특수 정황들이 고려되지 않은 채 매도되어 억울하다 하겠지만 아들 국적문제, 부동산 투기 등 쟁점으로 떠오른 문제들이 죄다 우리 사회에서 5%도 안 되는 특권 계급의 ‘행태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단순히 병역면제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특수 기득권층의 ‘특권적 행태들’과 연관지어 받아들이는 인식과 정서가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 가족은 82년 도미 후 모두 영주권을 취득했으며 정씨는 귀국하면서 영주권을 포기했다. 1년 반 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두 아들 중 장남(28세)은 현재 미국 휴스턴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고 차남(26세)은 오스틴에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정씨는 이에 대해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됐다 출옥한 뒤 5·18 광주민주항쟁에 연루돼 도주해야 하는 상황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미국 유학이었다”며 “순전히 나의 개인적 어려움 속에 유학을 떠난 것이었으며 일부 부유층이 아이들 병역문제를 고려해 잠시 원정 출산을 다녀오는 것과는 상황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의 의사에 반해 귀국을 강요할 수 없었으며 기왕 미국에 남을 바엔 주류 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취업에도 문제가 있으니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했다”며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것이 전혀 아닌 만큼 도덕적으로 시비한다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 아들의 국적문제에 대해 언론사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라며 이회창, 장상씨에겐 엄격하고 자신에 대해선 관대하게 적용하는 이중적 잣대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왔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