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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70회 작성일 2003-04-25 00:00
미 우주병기에 맞선 이라크 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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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함락, 그 이후] 우주병기에 맞선 소총 이번 이라크전쟁은 종래에 우리가 보아온 여러가지 형태의 현대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첨단 전자전(電子戰)이어서 충격적이다. 과거에는 전쟁의 목적과 군사전략의 목표에 따라 거기에 적합한 군사력 운용과 화력(火力) 동원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첨단무기체계의 등장으로 무기체계의 특성에 맞게 전략과 전술이 개발ㆍ응용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목적이 수단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수단이 목적을 지배하는 고도의 과학전쟁 시대에 돌입했다는 뜻이다. <img src=http://weekly.chosun.com/wdata/photo/news/200304/20030421000019_00.jpg> 예를 들어보자. 과거 베트남전에서 미군은 총 380여만t의 폭탄을 쏟아붓고도 전쟁을 10여년이나 끌었으며 그나마 승리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개전(開戰) 20일 간 토마호크 미사일 750기와 폭탄 2만개로 주력전을 승리로 이끌고 이라크군을 궤멸시켜 버렸다. 즉 적은 양으로 짧은 시간 내에 전쟁을 끝낼 수 있을 만큼 무기체계가 초정밀하고 초강력해졌다는 것이다. 베트남전에 연인원 260만명(상시규모 54만)의 병력이 투입되었었지만 이번 전쟁에는 불과 30만명만 동원되었고 그나마 지상군 전투부대는 10만명 남짓만 투입됐다. ●시나리오 같은 전쟁 전략 ‘충격과 공포(shock & awe)’ 작전으로 시작된 이라크전은 문자 그대로 첨단 전자전 능력에 맞게 개발된 전략계획 시나리오로 일관했다. 즉 신속한 전쟁수행 능력이 과감한 단기(短期)결전 의지를 키우고 이를 즉각 실천에 옮기게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장(戰場)을 육ㆍ해ㆍ공 무기체계의 네트워크화로 완벽히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 승리의 주요인이다. <img src=http://weekly.chosun.com/wdata/photo/news/200304/20030421000019_01.jpg> 일명 네트워크전(戰)이라고 불리는 이 전자전은 지상의 포격과 해상의 미사일 발사 그리고 공군의 폭격을 인공위성의 지리정보시스템(GPS)으로 한데 묶어 실시간으로 적의 목표물을 선정해줌으로써 육ㆍ해ㆍ공군이 동시에 화력을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종심(從心ㆍ후방에서 바로 심장부로 가는 것) 침투와 종심 타격에 고도의 정확성을 기할 수 있었고 일단 노출된 상대방의 타깃은 모두 격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E폭탄이라고 불리는 전자폭탄을 먼저 적 후방 지휘ㆍ명령ㆍ통신ㆍ정보(C³&I) 센터에 투하시키면 강력한 극초단파가 발생하여 반경 300m 내 모든 전자장비를 마비시킨다. 이어 인공위성과 무인항공기 프레데터가 적 부대 움직임을 파악하여 전송하면 GPS 유도를 받은 신형 토마호크 미사일이 오차 10m 범위로 종심 타격한다. 동시에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기를 앞세운 공군이 GPS로 초강력 JDAM탄(정밀 유도탄)과 초대형 GBU-37(벙커 파괴탄) 및 M-bomb(대량 집속탄)를 투하하면 상대 진영은 그야말로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미군이 현재까지 사용한 2만여개 폭탄 중 1만4000여개가 인공위성이나 레이저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이른바 ‘스마트폭탄’이었다는 점 하나만 들더라도 이라크군은 도저히 미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마치 컴퓨터게임 하듯 치른 이번 전쟁은 작전적 측면에서도 시나리오적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상대의 C³&I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상황에서 3주 간에 걸쳐 단행된 대대적인 공습으로 이라크군의 주력인 공화국수비대 전력이 대부분 파괴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제공권(制空權)에 이어 지상작전 주도권을 미군이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후세인 수뇌부의 명령체계가 마비되고 그나마 야전군 지휘부도 미ㆍ영 연합군의 통신감청과 전파교란(ECM)으로 작전명령조차 제대로 내릴 수 없어서 정상적인 작전 수행 그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그다드 공방전이 벌어지기 전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정예인 메디나, 함무라비, 니다, 그리고 바그다드 사단이 무모하게 미 기계화사단과 정면으로 개활지(開豁地)에서 맞서는 중대한 작전상 실수를 범했다. 이들 사단이 바그다드 남쪽 70㎞까지 내려와 미 제3사단과 맞서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이 주력군의 남하(南下)가 일단 노출되면 바로 미 공군의 정밀 폭격을 받아 궤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군의 괴력은 바로 이러한 육ㆍ해ㆍ공의 입체적 네트워크전이 정면대결 전투에서는 상대방을 거의 방어불능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 데 있다. 또한 이번 전쟁의 특징은 지난 아프간전쟁에 이어 특수부대의 역할이 매우 두드러지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는 점에도 있다. 미 정예 특수부대원과 중앙정보국(CIA) 공작요원들은 전쟁 훨씬 이전부터 이라크 각지에 침투하여 적정동향을 탐색하고 군부대 위치와 규모 그리고 공격 목표물을 선정하여 중부사령부에 보고해왔다. 또 이라크 내 시아파 및 쿠르드족을 이용하여 각종 교란 및 공작ㆍ첩보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인적(人的)첩보와 정보는 고공에 떠있는 기술적 감청 및 영상감시능력과 결합하여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소수정예 기계화부대로 신속하고 과감한 지상작전을 전개하게 만들었다. 하루 진격속도가 50~100㎞에 달했던 것은 이러한 전술첩보력을 무기체계 네트워크와 동시에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수 공작부대 활약도 커 물론 민간 피해도 적지 않았지만 이러한 특수공작조의 활용은 주 타깃만 공략하는 매우 효율적인 전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후세인 대통령이 은닉해 있는 곳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거의 동시에 타격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러한 공작활동 덕분이었다. 전쟁 수뇌부만 와해시키면 전쟁은 쉽게 끝낼 수 있기 때문에 특수부대의 종심 침투는 곧바로 초정밀, 초강력한 첨단 화력의 종심 타격으로 이어져 개전 3주 만에 바그다드를 함락시킬 수 있었다. 한마디로 21세기형 신전쟁 개념인 네트워크전의 승리다. 그러나 아직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또 후세인의 잔존세력들이 티크리트를 중심으로 완강히 저항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군사과학적 관점에서 판단하기는 이르다. 더구나 후세인의 페다인민병대와 바트당원 그리고 공화국수비대 패잔병들이 게릴라화해 곳곳에서 자살테러 공격과 치고 빠지는 식의 시가전(市街戰)을 벌이고 있어서 이 전쟁이 완전히 종식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 그래서 현상황에서는 주요 전투만 끝나가고 있다고 평가해야 하며 싸움은 어떠한 형태이건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이는 마치 아프간전쟁이 아직 공식 종료되지 아니한 것과 같다. 만약 후세인이 제2의 빈 라덴이 되어 제2의 알카에다를 이끌고 미국을 테러로 괴롭힌다면 이 전쟁의 성격을 과연 어떻게 규정지어야 할 것인가? 테러와의 전쟁은 이렇듯 끝이 없는 전쟁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현대전은 비록 첨단무기체계의 개발로 신속히 수행할 수는 있지만 일단 발발하면 쉽게 국제화되는 지구촌의 특성 때문에 임의로 끝내기는 결코 간단치 않다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개전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했어도 종전만큼은 유럽연합(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있어야 미국은 명분과 실리 모두를 구할 수 있다. 전후 질서회복에 UN의 참여를 어느 정도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 정부가 지금 고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파악해야 한다. 어쨌든 21세기 신전쟁 개념의 사례로서 이번 이라크전은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초래한 북한 지도부에도 좋은 경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ㆍ미 연합작전체제가 남쪽에 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문제로 무모한 도박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미국이 이번에 분명히 보여주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이라크전은 북한이 미국과 정면으로 싸워서, 이기고,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정치ㆍ군사적으로 입증한 생생한 교훈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한ㆍ미안보동맹 외에 대안이 없다고 늘상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ㆍ국제정치학 joo-h-nam@hanmail.net) (주간 조선 1750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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