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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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사람들은
고향 아닌 그 어느 곳에도 길들여지지 않는다.
떠나온 곳이
흙먼지 날리는 벌판이었든
아니면 둑길 너머로 갈매기 우는 바닷가였든
초라한 지붕 머리맞댄 산골이었든
그 곳을 떠난 사람들은 다른 어디애도 길들여지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출발역은 늘 종착역이 된다
고향 아닌 곳은 아무리 익숙해도 간이역이다
떠났으면 돌아가야 하는 곳
그 곳이 고향이다.
고향 아닌 곳에서
탕자(蕩子) 아니었던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때로는 탕자였던 그 상처들이
물보라 일으키며 떼지어 돌아오는
무뚝뚝한 연어들처럼
그리움에 등 떠밀려
기다림에 등 떠밀려 간다.
언젠가 나를 키웠고
지금은 내 마음속에 남은 그 곳으로.
"허연<매일경제 문화부 기자.시인>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