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범(63) 교우 매일경제 기사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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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포커스] 홍성범 세원텔레콤 회장
2001년09월20일 09:26
<현경식> 고등학교 시절 한 가출한 친구가 찾아와 자신의 자취방을 알려 주며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떠났다.
며칠이 지난 어느날, 아들을 애타게 찾던 부모님들이 찾아와 친구의 거 처를 물었다.
대답하자니 친구와의 약속을 어기게 되고 거처를 알려주자 니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알지만 가르쳐 드릴 수 없습니다.
` 고심하던 학생은 가출한 친구의 거 처를 반나절이나 다그쳐 물어보던 부모님에게 입을 다물어 `천하에 나쁜 녀석`이라고 혼났지만 그래도 친구에 대한 약속(의리)은 지켰으며 정직 하게 답했다.
이 학생이 바로 설립 13년만에 1조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벤처신화를 창 조해 낸 세원텔레콤의 홍성범 회장이다.
`의리와 정직`은 현재 세원텔레콤의 사훈이다.
홍 회장은 "단지 정도(正道)를 가자는 뜻"이라며 "이것이 바로 벤처정신 "이라고 말했다.
■벌은 돈은 사회에 환원 홍회장은 99년 느닷없이 유언장을 만들었다.
유언장에는`내가 가진 재산의 3분의 1은 임직원 자녀의 교육비로 나머지 는 사회의 불우이웃돕기에 써달라`라는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 잔 잔한 화제를 낳고 있다.
당시 46세에 불과하던 사람이 왜 유언장을 벌써 써놓았는지 궁금했다.
"유언장은 나중에 써도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혹 시라도 마음이 변할 수 있으니까 그것을 경계하기 위해 미리 만든 것입 니다.
" 향후 나이가 들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고 더 큰 재산을 모으게 됐을 때 혹시 사사로운 욕심 때문에 지금과는 다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않 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까. "사람은 4가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가 돈, 둘째가 시간, 셋째가 음식, 그리고 넷째가 예의입니다.
그중 첫째인 돈은 인간이 생활하기에 편리하게 해 주는 수단에 불과하며 누구 의 소유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홍 회장은 `돈` 대신 성취감을 위해 사업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언 장을 써놓고 났더니 여유가 생기고 더 큰 사업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고 정말 세원텔레콤을 세계적인 정보통 신업체로 키우는 데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세 문제, 즉 후계 문제가 궁금했다.
그는 "원하는 만큼 교육은 시켜주겠다"고 말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이다.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는 식이다.
"사업은 자기가 벌어서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절대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의 자식 교육에 대한 소신이다.
■가능성 있고 될 일만 한다 97년 홍 회장은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유럽형 방식(GSM)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CDMA 방식이 지배하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GSM 방식은 관심밖에 있었다.
모 대기업에서는 GSM방식 을 개발하다 실패해 사업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홍 회장의 휴대폰 시장은 국내에 있지 않았다.
전세계 휴대폰 시 장 규모는 5억대인데 반해 국내 시장은 1500만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는 목표를 설정하고 난후 무섭게 밀어붙였다.
`미친놈`이라는 소리도 수없이 들었다.
`대기업도 못한 것을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있겠냐`, `저 사람 돌았어`. 홍 회장은 주위 사람들의 말에 다음과 같이 받아쳤다.
`나 원래 돈 사람이요. 당신 대기업들이 실패한다고 해서 내가 실패하지 는 않습니다.
" 시련도 있었다.
개발초기 1년 6개월의 연구개발 기간을 정해놓고 시작했 는데 무려 4년이 걸렸다.
"무모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둘 것이라면 아예 생각도 시작 도 말아야지요. 방향을 설정하고 된다는 확신을 갖고 밀어부치면 방법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 결국 4년이 지난 지난해말 성공적으로 GSM 휴대폰 단말기를 시장에 선보 여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이룬 1억 달러(1298억원) 수출중 무려 98%를 GS M 단말기로 이루는 성과를 이뤘다.
홍 회장은 그렇지만 되지 않는 것을 무작정 추진하지는 않는다.
현재 휴대폰 생산 국내 2위로 올라서는 데 사업적 토대를 마련해 준 신 용카드조회기 사업을 수익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뒀다.
올해 1조원 에 가까운 매출을 기대하는 세원텔레콤에게 국내 1000억원 시장의 신용 카드조회기 시장은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위성 셋톱박스와 무선호출기 시장은 사업 검토를 했지만 아예 시작하지 않았고 금융단말기(POS) 사업은 시작은 했지만 대기업과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 신속하게 `손절매` 하고 나왔다고 한다.
홍 회장의 사업 방식은 `가능성있고 될 일만 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그의 말대로 `시작하기 전에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고민한 다.
그리고 확신이 생기면 앞만 보고 나간다.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 고 그러다 보면 방법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사고는 기회를 성공으로 만든다 홍성범 사장은 세원텔레콤을 설립하기 전 두번의 사업 경험이 있다.
대학생 시절 당시 부유층을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던 정수기 방문 판매를 나섰다.
공급이 많지 않은 아이템이라 성공할 것으로 믿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가끔씩 팔리는 정수기 판매금으로 소주 한잔 걸 치기 힘들었다.
그는 정수기 사업 실패로부터 `사업이란 시장과 맞아야 한다`는 점을 배 웠다고 한다.
정수기 사업을 접은 후 응접셋트 테이블 위에 얹는 유리에 무늬를 얻는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천호동 친구집 마당을 생산장소로 판촉물회사까 지 판매처로 확보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작업도중 친구가 손을 데는 사고 가 발생해 역시 도중 하차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사업은 반드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안전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홍 회장은 젊었을 때 작지만 소중한 사업을 두번이나 실패했지만 실망보 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시작할 때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면 차라리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고, 아이템에 대한 확신과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최악의 상 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은 오늘날의 홍 회장과 미래의 홍 회장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세상은 현재 미국 테러사태로 인해 뒤숭숭하다.
세계 경제 불황의 골이 깊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그는 이번 사태를 또 다른 기회로 접근한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는 예상치 못한 결정적인 사건이지만 노키아와 모토롤라 에릭슨이 주도하고 삼성전자 필립스 등이 뒤쫓는 역학구도에서 이번 기회에 세원텔레콤이 치고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
<> 홍성범/경영철학 홍성범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그가 존경하는 기업인을 보면 엿볼 수 있 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김상준 한국부가통신 사장을 꼽는다.
그 는 과거 홍회장의 직장상사였는데 신뢰를 쌓으면 누가 뭐라고 해도 끝까 지 믿어주는 사람이었으며 홍회장은 바로 그런점을 존경했다고한다.
홍 회장은 `뚝심`이 있기로 유명하다.
지난 97년 GSM(유럽식) 휴대폰 단말기 개발에 나서 예상했던 기간(1년 6개월)을 훨씬 넘기고, 대기업도 실패한 분야에 무모하게 도전한다고 주위 사람들의 `비아냥`까지 들었지 만 4년만에 성공해 내고야 만 일화는 잘 알려져있다.
그는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고야 마는 성격이다.
중단할 일이라면 사 전에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같은 그의 지론을 뒷받침한 것은 `믿음`과 `자신감`이다.
사업에 대한 믿음, 사람에 대한 믿음, 상품과 아이템에 대한 믿음, 성공 에 대한 `믿음`과 `반드시 한다`라는 두가지 정신이 오늘날의 홍 회장을 만들어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가 존경하는 또 한명의 기업인은 SK의 손길승 회장이다.
직원으로 출발해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자리까지 올 라간 점과 자신에 대한 믿음과 철학이 뚜렷하다는 점을 손 회장에게서 배운다고 그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하는 덕목은 `지혜`다.
그는 "배워서 알고 있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불에 데이면 감자를 대는 것이 좋다`라는 것처럼 삶에서 경험을 통해 우러나오는 지혜, 남을 딛고 올라서는 것보다는 정당한 경쟁을 통해 때로는 타협하고 격려하며 더 큰 발전과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업을 일으키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뚝심`과 그의 주위에서 풍겨나오 는 `믿음`, 그리고 스스로를 속박하는 `앎(Knowing)` 자체보다는 `앎`을 활용해 `상생(相生)의 경영`을 추구하는 그로부터 진정한 벤처기업인의 상(象)을 볼 수 있다.
<> 홍성범 회장 약력 △53년 서울 출생 △72년 중앙고등학교 졸업 △79년 한양대학교 전자통 신공학 졸업 △79~81년 삼성반도체통신 △81년 미국AT&T △81~84년 LG정 보통신연구소 네트워크 팀장 △84~88년 덕우인터내쇼날 상무 △88년 세 원텔레콤 대표이사 △97년 벤처빌딩건립 추진위원장 △97년 벤처기업전 국대회 국무총리상 △2000년 한국기술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