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 사립고. 혹시 자본의 논리는 아닌지. . . .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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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中)
댓글 0건 조회 1,261회 작성일 1970-01-01 09:00
자립형 사립고. 혹시 자본의 논리는 아닌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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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강당에 가면, 항상 가슴 뿌듯하게 여기는 글귀가 있습니다. 得天下英才敎育出爲君子一樂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시키고 그들을 사회로 내보내는 것이 즐거움 이라는 맹자의 말입니다. 중앙을 나와서 현재 사립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번도 역사 교사임을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사회를 바로잡고, 변혁하는 힘은 바로 교육에 있다고 굳게 믿는 신념때문이었습니다. 나의 강의를 들으며, 세상을 바꿀 이들. 그들의 아름다운 눈 빛을 바라보며 한없는 행복에 젖어있습니다. 그 때마다 항상 눈에 떠올리는 것은 중앙 동산의 강당에 써 있는 글 귀였습니다. 언제 다시 새겨보아도 가슴뿌듯한 글귀. 중앙이었기에 가능하였다는 자부심 변함없습니다. 중앙 동산에서 청춘을 닦으면서 보내었던 그 시간들. 그 아름다운 청춘들이 바로 흘러흘러 흘러서 쉬임없이 흘러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 흐름의 하나에 중앙이 있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교육의 힘을 바로 그것입니다. 인촌 선생님께서 학교를 세우시고, 그 학교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자 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한번쯤 자립형 고등학교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 모교가 이제 새롭게 거듭나기를 바라는 그런 상황 속에서 힘찬 몸부림에는 정말 졸업생으로서 가슴 뿌듯한 이야기입니다. 더우기 같은 교육의 현장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서 힘찬 몸부림은 더없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꼭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이어야 했는지 생각해 볼일입니다. 지원자에 한해서 비싼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학교 자립형 나름대로의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학교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 어떤 이들이 중앙에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66회 박정관 선배님께서 제언하신 내용 66회 이재연 선배님의 아들과의 대화 과연 이 땅의 고등학교 예비생들의 머리 속에 '중앙'은 어떻게 자리하고 있을까요 현재 서울 시내의 몇몇 학교가 선지원 속에 신입생을 뽑고 있습니다. 중앙도 그 중의 한학교라고 합니다. 이웃의 경복도 한 학교라고 합니다. 어떤 학교를 지원하겠습니까. 우리의 바램과 현실을 한번쯤 짚어보아야 하다는 생각입니다. 비싼 등록금으로 소수가 운영되면 학교가 산다는 생각. 소수의 유망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학교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그 소수는 강남에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이들입니까. 아직도 중앙이라는 이름의 지명도에 동참하는 부유층입니까. 비싼 등록금을 못내는 학생들은 중앙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현실. 장학금으로 그들을 구제한다! 인촌 선생님께서 교육으로 미래를 준비하실 때, 당신께서 마련하신 富를 사회에 환원하실 생각으로 교육을 택하지는 않으셨을까요. 자본의 논리로 중앙을 인수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지원하시면서 최철수 선생을 지원하였을 때, 자신과 중앙에 어떤 댓가를 바라고 지원하였을까요. 부담없이 중앙이라는 민족 학교라는 건학 이념에 동참하는 인재라면 지금의 현실이 어렵더라도 좀 더 많은 관심과 환경에서 진짜 아름다운 교육을 통해서 이 땅의 변화를 위해 많은 이들을 배출할 수 있다면. . . . 그들을 위해 과연 인촌 선생은 자본의 논리로 해결하고자 하셨으까요. 자립형 사립고 과연 중앙의 살길입니까. 아니면 역으로 이 땅의 교육적 불평등을 초래하는 또 하나의 제도에 동참하는 것입니까. 혹시, 동아일보와 재단에서는 아니, 김병관 재단이사장님. 아니, 김병관 선배님. 강원도의 모 기업처럼 지방의 모 기업에서 운영하는 학교처럼 이 땅의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 아낌없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실 의향은 없으십니까! 굳이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그 정도의 재원이라면 충분히 중앙은 다시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중앙의 현실에서 꼭 자립형 고등학교가 하나의 선택이어야 합니까. 가끔 딸과 함께 모교를 찾습니다. 모교에 가면 바로 저의 아름다운 청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 후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바라보면 한없이 기특하고 대견하고 부럽습니다. 이 땅의 건강한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중앙의 푸른 하늘을 봅니다. 그 푸른 하늘이 열세길에서 모일 수 있는 모든 건아들에게 다같이 열어놓을 수 있는 그런 무궁화 동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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