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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학도병’ 군산中 304명이 참전해 97명 전사… 추모시설은 미미
軍 “호남 학도병 덕분에 부산 사수”
추모행사에 국비 300만원 지원뿐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을 광주광역시와 전남 화순군 등이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데 대해 호남 정치권에선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 헌신한 호남 인물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공산군 선전 음악가를 기념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6·25 때 전사한 호남 출신 학도병은 현재까지 732명으로 집계된다. 전북 군산중에선 304명이 참전해 97명이 전사했다. 단일 학교 최다 참전 기록이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전남 동부 7군(여수·순천·광양·벌교·보성·강진·여천) 17교 학생들은 1950년 7월 13일 순천역에 모여 혈서 입대 지원서를 제출했다. 7월 25일엔 북한군 최정예인 6사단과 7일간 혈전을 벌였다(화개전투). 학도병 70여 명이 전사했으나 북한군 진격을 최대한 늦춰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인천상륙작전 등 유엔군 증원 시간을 벌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호남 학도병이 없었으면 부산이 함락, 대한민국은 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을 기리는 추모·현충 시설이나 사업은 미미한 실정이다. 학도병 위령비를 설치하고 매년 7월 25일 추모 행사에 국비 300만원을 지원하는 정도다. 이날을 ‘학도병의 날’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이 있으나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보훈부 관계자는 “정율성 기념 사업에 수십억 원을 쓰느니 이분들을 기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호남 출신 독립유공자는 국가보훈부 집계로 2604명이다. 서재필을 비롯, 3·1운동을 이끈 박준승·백용성·양한묵·백정기·송진우 등이 모두 호남 출신이다. 호남은 구한말 의병(義兵) 본거지였고 이후에도 치열한 독립운동이 전개된 무대였다. 1908년 일본 군경과의 교전 횟수와 병력 숫자를 보면 호남은 각각 전국의 25%, 24.7%를 차지했다. 1909년엔 47.2%와 60.1%였다. 임시정부 2~3대 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박은식은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서 “각 도의 의병을 말한다면 전라도가 가장 많다”고 했다.
일제는 ‘전남폭도사’에서 최익현·고광순·기삼연·김태원·김율·전해산·심남일·안규홍을 수괴로 지목했는데 이들이 ‘호남 8대 의병장’이다. 1909년 일제의 ‘남한폭도대토벌작전’으로 호남 의병 수백 명이 희생됐다. 그럼에도 호남은 광주 3·1운동, 광주학생운동, 농민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